
연기력으로는 의심받지 않는 배우와 가장 주목받던 신예가 함께 섰습니다. 특수분장까지 더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만들어 낸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개봉 2주가 지난 시점의 누적 관객은 28만 명에 머물렀습니다.
기억을 잃어 가는 노인과 청년
2022년 10월 26일 개봉한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여든을 넘긴 노인입니다. 그는 기억을 서서히 잃어 가는 병을 앓으면서도 오래 간직해 온 일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 여정에 우연히 동행하게 된 인물이 함께 일하던 젊은 친구입니다. 연출은 이일형 감독이 맡았고,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구조가 영화의 뼈대를 이룹니다. 나이 차가 60년 가까운 두 인물의 대화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입니다.

특수분장으로 완성한 80대
가장 큰 화제는 이성민이 연기한 노인이었습니다. 당시 50대였던 배우가 특수분장을 거쳐 여든 넘은 인물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분장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걸음걸이와 호흡까지 따로 준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그 옆에 선 남주혁은 당시 가장 바쁜 신예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두 배우의 세대 차이가 그대로 화면에 드러나는 점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8만에서 멈춘 성적표
개봉 직후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일일 관객이 1만 명대로 떨어졌습니다. 11월 초 기준 누적 관객은 28만 6007명이었습니다. 같은 날 개봉한 스릴러에 1위 자리를 내준 뒤로는 격차가 계속 벌어졌습니다.

그해 가을 극장가의 사정
이 영화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습니다. 그해 가을 한국 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같은 날 개봉한 작품 역시 손익분기점 140만 명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해도 하루 관객이 1만 명대에 그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관람료 인상 이후 관객이 선택을 훨씬 까다롭게 한다는 진단이 반복됐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달라지는 것
흥행과 별개로 두 배우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노인의 흔들리는 기억을 표현하는 방식이 섬세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세대가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도 꾸준히 언급됩니다. 다만 소재의 무게와 장르의 속도 사이에서 균형이 흔들린다는 지적은 따라붙었습니다. 지금은 OTT에서 볼 수 있어, 숫자를 걷어내고 연기만 보기에는 오히려 지금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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