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격으론 안 된다고 했지?” 제주 골프장 6만 명 빠졌다.. 잇단 내장객 이탈에 업계 ‘비상’

제주방송 김지훈 2024. 10. 2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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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외·외국인 골퍼 8.2% 줄어
수도권·해외 골프장에 밀려
“제주 경쟁력 ‘붕괴’ 위기”
“차별화 상품, 마케팅 시급”


코로나 19 특수를 등에 업고 호황을 누렸던 제주 골프장들이 경쟁력 약화와 함께 지속적인 내장객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해외 관광과 수도권 프로모션의 공세 속에 제주 골프장의 매력이 빠르게 퇴색하는 실정입니다.

높은 그린피(이용료)에 대한 인식이 상당 수준 굳어진 골프장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가격 조정을 비롯해,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골프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들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 내장객 6만 명 이상 감소.. 해외 등 유출 심화 영향

29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제주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이 170만 3,0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6만 6,025명) 대비 3.6%인 6만 2,985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도내 골퍼가 76만 1,922명으로 지난해보다 2.8% 늘었지만, 도외·외국인 골퍼는 94만 1,118명으로 8.2% 감소 폭을 키웠습니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 각각 24만 331명과 26만 8,254명이 찾아 지난해보다 4.1%와 8.3% 증가했던 내장객은 6월 6.8% 감소를 시작으로 7월(-3.6%), 8월(-2.2%), 9월(-4.4%)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도내 내장객 증가와 달리 도외·외국인 골퍼의 발길이 줄어든 때문으로 6~9월 도외·외국인 내장객이 전년 대비 많게는 15% 이상 감소 폭을 키웠을 정도입니다.

그나마 도내 골퍼들이 4월부터 6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이같은 감소세를 상쇄하진 못했습니다   

그만큼 대외적으로 도내 골프장의 인지도와 매력도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로도 해석됩니다.

■ 코로나 특수 끝.. ‘경쟁력 상실’·‘내장객 감소’의 악순환

앞서 2020년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 골프 여행이 제한되면서 제주 지역 골프장은 내국인을 중심으로 큰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골프 여행이 재개되면서, 도내 골프장들은 일본, 동남아 등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더욱 유리한 해외 골프장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점점 잃어가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선 여름철 이상고온에 비날씨로 인한 예약 취소가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수도권 골프장들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을 시즌 예약을 유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제주 골프장은 여전히 높은 가격과 제한적인 할인 혜택으로 인해 내장객 감소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골프장들이 그린피 인하 프로모션을 하고는 있다지만, 이는 말 그대로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다수 골프장들의 여전히 높은 가격을 고수하면서 고객들의 외면을 부르는 실정입니다.


■ 제주만의 ‘프리미엄’ 전략, 이제는 ‘독’ 됐다?

제주 골프장들은 코로나 19 호황기 동안에 가격을 올리고 도민 혜택을 축소하면서 일종의 ‘제주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전략들은 엔데믹 이후에는 고스란히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추가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수도권 또는 더 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서는 발길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기존 고객들은 가격 대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내륙이나 심지어 해외로 빠지는 실정인 데다, 제주 골프장은 수도권이나 해외에 뒤처지면서 선택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무리한 가격 인상 결과.. 잇단 외면 속, 업계 고민 깊어져

이처럼 위기에 놓인 제주 골프장 업계는 경영난을 호소하며 항공 연계 상품 개발과 마케팅 지원을 제주자치도에 요청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생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제주) 지역 골프장의 생존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선 가격 인하 이상의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이라면서 “그런데도, 제주의 경우 골프장마다 홈페이지를 둘러봐도 그린피 할인 프로모션이나 실제 낮아진 요금 수준을 찾아보기가 드물다. 그만큼 위기 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라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수도권은 물론 해외의 다양한 프로모션 공세 속에서 제주 골프장들은 적극적인 가격 조정과 상품 개발을 통해 위기 의식을 더 높여야 한다”라고 자구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들도 “사실 이미 제주 골프장 이미지가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굳어진 상황”이라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골프 관광 상품과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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