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일 벗는 정기선의 ‘AI 조선소’…‘자동 네스팅’ 시스템 특허 확보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과 미래형 조선소’를 강조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 할 스마트 조선소 관련 특허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의 최고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산업 기반이 약한 미국에서 생산하는 선박의 시장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HD현대가 내놓은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숙련공의 개입 없이도 선박용 강판을 최적화 설계로 절단할 수 있도록 AI가 배치해주는 ‘자동 네스팅 시스템’이다.
28일 특허정보 검색 키프리스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자로 ‘자동네스팅 시스템 및 그 방법’과 ‘경제성을 고려한 자동네스팅 시스템 및 그 방법’ 이름으로 2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해당 기술은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가 공동개발한 것으로, 조선소에서 선박·플랜트용 강재(강판)를 절단할 때 숙련공이 수행하던 ‘네스팅(부재 배치)’ 작업을 AI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한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조선소에서는 맞춤설계를 하므로, 각자 다른 설계 데이터에 따라 필요한 부재를 조립해 블록을 생산하고 다시 여러 블록을 조립해 선박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선박 제작을 위한 조건을 만족하면서 원자재 낭비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강재를 최대한 버리는 것 없이 잘 잘라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네스팅(Nesting)이라 부른다.
그간 조선소에서 네스팅 작업은 원자재 변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생산 현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인력에 의해 수행됐다. 원자재 부담이 크게 늘거나 마감에도 영향을 줘 경험이 없는 신참이나 비전문가에게 맡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HD현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AI가 설계 데이터를 토대로 2차원 2진탐색 알고리즘을 적용해 강재(철판)의 길이·폭을 늘이고 줄여가는 등 반복 배치하면서, 모든 부재에 들어맞는 최소면적의 강판 사이즈를 자동으로 도출한다.

자동네스팅 시스템에는 ‘합네스팅’ 기능도 있다. 다른 두께·재질의 부재까지 계산에 포함해 자동으로 배치, 잔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생산·관리(MES)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할 때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HD현대는 한 발 더 나아가 ‘경제성 계산 알고리즘’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후속버전도 만들었다. 중량과 면적 뿐만 아니라, 강재의 가격까지 고려해 더욱 최적화된 네스팅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HD현대는 제철소에서 강재에 중량 당 가격 외에도 강재의 길이, 폭, 두께 등을 고려해 크기 별로 다른 가격을 적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AI가 네스팅 과정에서 이 변수까지 계산하도록 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인 기술로, 적용이 완료되면 공정 혁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은 정 회장이 언급한 미래조선소 비전과 미국의 조선업 재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국 조선업 재건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현지의 높은 임금과 숙련공의 부재인데, 이 기술을 도입하면 이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전날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 기조연설에서 “저희는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혁신의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조선업의 혁신은 디지털 제조 전 단계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선박 건조의 모든 과정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정밀하게 관리될 것”이라며 마치 해당 기술을 암시한 듯한 발언도 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출금리 연말에 더오른다… “월급 절반 이자 갚는데 쓸판”
- ‘단톡방 집값 담합’ 밝혀낸 서울시 특사경…우수사례 전파
- ‘무단횡단’ 잡았더니 96억 사기 수배男…1년 도피
- “어린이집 앞 아빠 모임” 육아휴직 3명 중 1명이 남성
- “나는 전세, 후배는 자가”…자산격차 더 벌어졌다
- 5살 언니가 신생아 창문 던져 추락사…“아동 방임 경각심”
- 민주 박수현, 야당 ‘최민희 비판’에 “죄없는 자가 돌로 쳐라”
- 예비군 맞아?…확대경 등 착용 첫 ‘워리어플랫폼’ 훈련
- “알라 위해 싸우자”…한국서 10억 모아 하마스에 테러자금 보낸 난민신청자
- 한동훈 “내년 지선 출마 생각 없어…부동산 정책 폭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