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업계가 대형 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대, 진정한 럭셔리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차량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2025년형 마이바흐 GL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작 가격만 2억 8,760만 원에 달하는 이 독일산 거대한 '움직이는 궁전'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소유 그 자체로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물이다.

최근 자동차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확연히 바뀌었다. 과거 대형 세단으로 위세를 과시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높은 시선으로 도로를 내려다보는 대형 SUV가 진정한 프리미엄의 상징이 되었다. 버스 운전기사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에스컬레이드부터 최근 화제가 된 기아 타스만까지, 소비자들의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이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SUV와 크로스오버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으며, 그 정점에 G-클래스와 함께 마이바흐 GLS가 자리잡고 있다.

2021년 출시 후 3년 만에 첫 부분변경을 거친 마이바흐 GLS의 디자인 철학은 명확하다. 일반 GLS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마이바흐만의 품격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다.

전면에는 마이바흐 S클래스와 유사한 대형 그릴이 위엄을 과시한다. 일반 GLS 대비 한층 고급스러워진 크롬 장식과 디테일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사로잡는다. 5,210mm의 긴 전장과 3,135mm의 휠베이스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존재감 앞에서는 어떤 차량도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측면에서 보이는 23인치 대형 휠과 마이바흐 전용 엠블럼은 이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후면 역시 기본적으로는 일반 GLS와 큰 차이가 없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크롬 가니시와 마이바흐 레터링이 격조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실내에서 드러난다. 일반 GLS의 3열 시트를 과감히 제거하고 2열 공간을 극대화한 선택은 탁월했다. 항공기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케 하는 넓은 공간에서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의 히팅과 마사지 기능을 즐기는 경험은 그 어떤 제네시스 모델로도 구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나파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원목 트림의 조화는 가히 예술적이다. 향기 분사 시스템까지 갖춘 실내는 감각적 만족도를 극대화한다. 듀얼 12.3인치 전방 디스플레이와 후석용 11.6인치 디스플레이 2개가 완성하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은 이동 중에도 최상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성능 면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557마력을 발휘하는 3,982cc V8 트윈터보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한다. 2.8톤이 넘는 거대한 몸집을 고려하면 경이로운 수치다. 최대토크 78.5kg.m의 힘은 9단 자동변속기와 AWD 시스템을 통해 여유롭게 전달된다.

에어 서스펜션과 마이바흐 전용 드라이브 모드는 도로의 모든 요철을 말끔히 지워내며, 승객들로 하여금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격은 2억 8,760만 원부터 3억 5,860만 원까지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복합연비 6.2km/ℓ라는 수치는 경제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에게 연비는 고려 대상이 아닐 것이다.

경쟁 모델로는 벤틀리 벤테이가와 롤스로이스 컬리넌 등이 거론되지만, 브랜드 파워와 완성도, 가격 경쟁력을 종합하면 마이바흐 GLS600의 우위는 분명하다.

진정한 럭셔리란 단순히 비싼 소재나 화려한 기능의 나열이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브랜드의 DNA와 장인정신, 그리고 소유하는 순간 느끼는 특별함의 총합이다. 마이바흐 GLS600은 바로 그런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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