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태 재발 막으려면 '서킷 브레이커' 도입해야"
국민 5명 중 2명, 코인 투자하는 시대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제도 반영 필요

한국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에서도 일시적 거래정지 시스템인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처럼 대규모 코인 거래 사고를 막기 위해선 주식시장과 유사한 통제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은은 13일 발표한 '2025년도 지급결제 보고서'에서 빗썸 사태의 원인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를 지목하며 이상 거래 탐지 및 거래 중지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빗썸 오지급 사태는 앞서 2월 직원이 실수로 고객 이벤트 당첨자에게 지급해야 할 62만 원 상당의 상금을 비트코인 62만 개로 지급한 사고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9,800만 원에서 8,100만 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다른 이용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패닉셀'에 나섰으며 가격 하락으로 자동손절(스탑로스)과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10억 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처럼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다면 이상 거래에 따른 가격 급락에 거래가 멈춰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락할 때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로,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등에 발동한다.
한은은 "사고 발생 인지까지 20분, 거래소의 대응까지 추가로 20분이 소요돼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이 매도되는 이상 거래를 탐지하거나 막지 못한 것도 피해를 확산시켰다"며 "이상 거래로 인한 시장 가격의 급변에 대응하는 장치가 부재했던 것도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이 제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상자산 시장에도 주식시장과 동일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가상자산 투자 인구가 주식 투자 인구와 맞먹을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계정을 보유한 투자자 수는 2,163만 명으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2명이 코인 투자를 하는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주식 보유 인구(1,450만 명)보다 많다. 같은 기간 5대 거래소의 가상자산 보유금액과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81조7,000억 원, 2조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금융당국 및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빗썸 사태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주희 기자 snowcarf20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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