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러 '퍼플 마그마'로 엄청나게 뜨고있는 한국 여배우

(Feel터뷰!) 영화 '경주기행'의 이연 배우를 만나다
영화 '경주기행'에서 프로레슬러 퍼플 마그마로 분장한 배우 이연

영화 ‘경주기행’은 8년 전 수학여행을 이후 돌아오지 못한 막내 경주를 위한 엄마 옥실(이정은), 장주(공효진), 영주(박소담), 동주(이연)가 가족여행을 빙자한 복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데뷔작 ‘갈매기’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미조 감독의 상업 영화 데뷔작인 ‘경주기행’은 2014년 기획 후, 2021년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발탁되었다. 2024년 8월에 촬영을 마쳤지만 2년 동안 후반 작업에 공들여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1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이연을 만나 캐릭터와 연기 열정을 들어볼 수 있었다.

배우 이연은 2019년 tvN 드라마 스테이지 ‘파고’로 데뷔한 후 범상치 않은 역할로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했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의 소년범 백승우를 맡아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약한영웅 Class 1’의 가출 소녀 영이를 지나, 최근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비서 도혜정을 맡아 인지도를 확보했다.

극 중 이연이 맡은 셋째 동주는 든든한 첫째, 똑똑한 둘째, 귀여운 막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 프로 레슬링 선수 퍼플 마그마(활동명)로 활동하다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지만 여전히 몸 쓰는 일에 진심이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탓에 여행 내내 당황스러운 순간을 연출하는 행동대장이다.다음은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글이다.

와일드한 셋째 동주

롯데엔터테인먼트

-‘경주기행’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미조 감독님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코로나 시즌이었고, 감독과 배우가 모여 대화를 나눌 자리가 있었다. 그때 언제 한번 작업같이 해보자고 하셨는데 스케줄 때문에 고사하게 되어 아쉬웠었다. 이후 다시 제안을 주셨는데 타이밍이 맞았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10kg 증량하며 프로 레슬러의 면모를 선보였다. ‘길복순’, ‘방과 후 전쟁 활동’의 액션 연기와 차이점을 준 부분은 무엇인가?

액션 스쿨에서 레슬링 기술을 연마했다. 직접 일본에 프로 레슬링 경기를 보러 가기도 했다. 근육도 키워야 하지만 지방을 늘려야 했다. 살이 있어야 맞을 때 들리는 소리가 찰지게 들리더라. (웃음)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PT와 근력 운동을 병행했다. 행복하게 찌웠지고 빼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다. 얼굴과 감정이 함께 가야 액션 몰입도가 높은데 제가 90%를 소화했다. 다른 작품과 다르게 롱 테이크가 많아서 기술적인 동작도 철저히 준비했다. 레슬링은 다른 액션과 달랐다.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머리가 먼저 닿는다는 공포감이 컸지만, 저를 받아주고 체중을 견디는 리액션이 더 어려웠을 거다.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동주는 유독 몸이 먼저 반응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본능적인 연기에 중점 둔 부분이 있다면?

동주는 시나리오에 모든 답이 들어 있었다. 지문에서 힌트를 얻어 구축했다. 욕이 많았는데 편집될 걸 알고 일단 질렀다. 속으로 욕하면서 연기하는 것과 대사 앞에 뱉고 시작하면 에너지가 다르다. 액션과 말보다 욕이 먼저 나가도록 스스로 훈련했다. 동주랑 비슷한 면은 가끔 욱하기도 한다는 거다. (웃음) 사실 감독님의 언니가 프로 레슬러 출신이다. 몇 번 뵙기도 했지만 영화 속 동주랑은 확연히 다르다. 동주는 직업적인 부분만 따온 가상의 인물이다. 미술, 의상팀이 고생했다. 퍼플 마그마 프로필 사진 찍을 때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만들어 온 옷과 헤어 메이크업을 마치고 챔피언 벨트도 매고 하니까 흥분되더라.

-동주는 죄책감을 안고 엄마의 복수 실행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속마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

딸을 잃은 엄마의 마음만큼 죄책감도 큰 친구다. 그래서 사랑받고 있다는 걸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또 넓은 시야로 엄마 옆에 있기보다 자기의 힘든 상황이 더 크다. 그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큰 친구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처음에는 엄마의 계획을 돕다가 오히려 공포에 떨기도 했지만, 가족이 다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실행하는 인물이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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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 활동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칭찬해 준다면?

연기하는 게 좋았다. 독립 영화부터 시작하면서, 누군가가 강요한다거나 해야 할 일처럼 끝낸 적은 없었다. 감정적, 육체적 무리 없이 하고 싶은 역할을 운 좋게 맡게 되었다. 정체성을 직업에만 두고 선택하면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 무서워지는 것 같았다. ‘절해고도’가 그 분기점이 되었다. 이제는 인간 이연에게 배움을 주는 선택을 하고 있다. ‘경주기행’도 함께한 선배들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어떻게든 제게 흔적을 남기며 성장한 것 같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는데 다행히 부끄럽지 않게 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

-다양한 역할을 맡았지만 여전히 한국에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더 필요하다. 해외 캐릭터 중 인상적인 캐릭터가 있다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다. 다양성을 지닌 배우가 나오려면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는 보편적인 여성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제가 계속 싸워가면서 개척하고 길을 만들어야지 싶다. (웃음) 해외 작품 중에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에도 참여했던 ‘와일드’의 ‘셰릴’이 떠오른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도보여행한 여행기인데 인상적이었다. 또 멜로나 로맨스도 다양한 캐릭터가 나왔으면 좋겠다.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내 사랑’의 ‘모드’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엘라이자’같은 캐릭터로 다양해지길 바란다.

‘경주기행’을 촬영하면서 소중한 사람의 상실을 대리 경험하게 되었다. 마음에 민들레 씨앗(경주)을 보관하고 있는 느낌이다. 뚜껑을 열면 시간의 바람으로 씨앗이 날아갈 것만 같다. 누군가를 보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배우기도 했습니다. 상실과 상처를 연기로 공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고 조금 더 성장했다.

영화 ‘경주기행’은 오는 8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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