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계절, 가을에 떠나기 좋은 북스테이 3
모티프원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예술가가 거주하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 ‘모티프원’. 2005년, 전 세계 여행자들을 위한 ‘글로벌 인생 학교’를 표방하며 이곳을 만든 이안수 작가의 뒤를 이어 현재는 그의 딸이자 배우이기도 한 이나리가 호스트가 되어 꾸려나가고 있다. 공용공간인 서재는 마음껏 읽을 수 있는 2만여권의 장서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분야나 장르의 폭이 넓어 책과의 예기치 못했던 운명적 만남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유리창으로 공간 깊숙이까지 스미는 햇살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질 터. 이는 다섯 개로 나뉜 모든 객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2024 파빌리온 프로젝트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 ‘매스스터디스’의 조민석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
홈페이지: motif1.co.kr
스테이온페이지
경북 청도에 위치한 ‘스테이온페이지’는 동명의 북스테이와 함께 북카페 ‘오마이북’, 중고책방이자 심야책방 ‘오마이아지트’, 레스토랑 ‘오마이쿡’, ‘오마이북 게스트하우스’로 완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그중 북스테이 스테이온페이지는 각각의 콘셉트를 지닌 네 개의 독채로 이루어진 곳으로, 각 공간이 저마다의 색과 주제를 갖춰 취향에 알맞게 고를 수 있다. ‘문학동네’ 출판사의 시인선 시리즈로 책장을 아름답게 채운 ‘page 26’, 자기 계발을 위한 ‘page 452’, CD 플레이어와 함께 예술 관련 서적이 비치된 ‘page 8’, 가족 투숙객을 위해 힐링 에세이와 소설을 포함한 다양한 책을 구비한 ‘page 127’까지. 각 방의 도서는 모두 구매 가능하며, 주인장 추천 도서와 함께 간단한 브런치를 담은 피크닉 바구니를 제공하는 ‘북크닉’, 오마이아지트에서 열리는 ‘심야책방’, ‘책처방전’ 등의 색다른 서비스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해보길.
주소: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3길 67-5
홈페이지: stayonpage.com
일독일박
예부터 문인과 예술가의 동네로 알려진 서촌의 어느 고즈넉한 골목에 ‘한 권의 책, 하나의 쉼’을 뜻하는 ‘일독일박(一讀一泊)’이 자리하고 있다. 복잡다단한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을 비워내고, 오롯이 독서를 위한 몰입의 시간을 선사하는 이곳. 작은 한옥을 정갈하게 개조해 족욕탕이 딸린 중정을 중심으로 거실과 부엌, 다이닝, 침실, 2층 다락으로 구성했다. 어디든 중정을 향해 낸 창을 통해 쾌청한 가을바람을 곁들여 한옥의 정취와 독서의 호젓함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곳곳에 지금은 운영을 종료한 ‘한 권의 서점’에서 큐레이션한 책을 비치했으며, 책을 필사할 수 있는 일독일박만의 책갈피도 따로 마련해두었다. 인근의 ‘바 참’과 협업한 논 알코올 웰컴 드링크도 준비돼 있으니 참고할 것. 멀리 가지 않더라도 서촌이라는 로컬의 분위기와 다채로운 독서의 즐거움을 품은 일독일박에서라면 사색 끝에 고요히 떠오르는 생각들을 마주할 수 있을 테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3길 11-1
홈페이지: of-onebookstay.com
에디터 손지수(프리랜서)
사진 각 스테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