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손잡은 브레이즈의 한국 공략 키워드 '실시간 마케팅'[테크체인저]

기업 디지털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고객 데이터'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품에 관심을 나타내는지가 데이터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디지털마케팅 솔루션 기업 브레이즈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내세운 전략도 '실시간 데이터 분석'이다.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디지털마케팅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브레이즈가 내세운 차별점이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브레이즈 한국 법인 사무실에서 샤히드 니자미 아시아태평양(APAC) 담당 부사장과 고주연 한국지사장을 만나 브레이즈의 한국 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 들었다.

(왼쪽부터)브레이즈의 샤히드 니자미 아시아태평양(APAC) 담당 부사장과 고주연 한국지사장이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브레이즈 한국 법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브레이즈

카카오톡·브레이즈 연동 더 편하게…CSP 체크리스트도 준비

브레이즈는 13년 역사를 지닌 시가총액 45억달러(약 6조원)의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이다. 올해 1월31일 기준 전세계 2044개의 고객사를 보유했으며 솔루션의 월간 사용자 수는 62억명이다. 2023년 브레이즈 솔루션을 통해 발송된 마케팅 메시지 수는 2조6000억건을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멀티 채널 마케팅 솔루션' 영역에서 리더 포지션으로 선정됐다. 리더군에는 기존의 강자 세일즈포스와 어도비가 포진했는데 여기에 브레이즈도 포함됐다.

가트너의 2023년 '멀티 채널 마케팅 솔루션' 영역 조사 결과. 브레이즈는 어도비·세일즈포스와 함께 리더군(오른쪽 상단)에 포함됐다. /사진 제공=브레이즈

이처럼 브레이즈는 글로벌 디지털마케팅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지만 한국에는 법인 없이 자사의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을 대신 공급해주는 총판만 두고 있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와 AB180이 대표적이다. 브레이즈는 한국에 지사가 없었지만 △무신사 △발란 △지그재그(ZigZag) △KFC △그린카 △버거킹 등을 이미 고객사로 두고 있다. 브레이즈의 한국 고객사들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에 높은 점수를 줬다. 브레이즈의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을 서비스에 장착하면 고객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예를들면 고객이 패스트푸드 매장에 들어섰다면 그간 많이 주문했던 메뉴의 할인 쿠폰을 모바일 앱이나 문자메시지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A쇼핑몰을 주로 이용했지만 최근 30일간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는 '24시간 안에 구매 시 1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고객의 현재 위치 정보와 과거 구매 이력까지 모두 고려한 실시간 디지털마케팅이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브레이즈의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을 찾는 기업들이 늘자 브레이즈는 한국에 법인을 두기로 결정했다. 올해 3월 고 지사장을 채용하며 법인 설립 준비를 시작했고 6월에 법인을 세웠다. 고 지사장은 △애피어 △스프링클러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을 거치며 IT아웃소싱과 시스템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고 지사장은 카카오와의 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에서 브레이즈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고객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는 중요한 채널로 카카오톡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들은 브레이즈와 카카오톡을 간접적으로 연동해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전송한다. 브레이즈는 자사 솔루션과 카카오톡을 직접적으로 연동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이 브레이즈 솔루션과 카카오톡을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카카오와의 협업은 확대될 수 있다.

또 브레이즈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 체크리스트'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의 CSP를 활용한다. 기업들은 현재 쓰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브레이즈의 솔루션이 잘 호환될지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요구한다. 브레이즈 한국 법인은 CSP 체크리스트를 조만간 완성해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브레이즈의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전송된 마케팅 메시지. /사진 제공=브레이즈

브레이즈의 기존 주요 고객사들은 이커머스 기업들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고객 데이터 분석이 어떤 업종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이러한 고객 데이터 분석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대기업과 금융기관들도 최근 들어 디지털전환(DX) 관련 조직을 두며 고객 맞춤형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에 브레이즈는 한국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브레이즈 한국 지사는 영업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총판인 CJ올리브네트웍스·AB180과도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 양사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브레이즈의 솔루션을 공급하며 고객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쌓았다. 브레이즈 솔루션에 대한 전문성도 갖췄다.

데이터플랫폼·AI로 마케터 시간 아껴준다

브레이즈는 올해 7월 '데이터플랫폼'도 새롭게 선보였다. 데이터플랫폼은 마케터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케터는 마케팅에 필요한 데이터가 있다면 IT(정보기술) 담당자에게 요청해야 했다. IT 담당자는 별도의 쿼리문을 작성해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 후 결과 데이터를 마케터에게 전달했다. 데이터플랫폼은 마케터가 IT 담당자를 거치지 않아도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브레이즈의 모든 솔루션에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인 'Sage AI'가 내장돼있다. AI는 각 상황에서 마케터가 어떤 마케팅을 펼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가령 다양한 마케팅 방안 중 어떤 것이 가장 좋을지에 대한 'AB테스트'를 해주거나 가장 적절한 메시지 전달 방안을 추천해준다. 메시지의 어조도 가볍고 재미있거나 진지한 것 중 어떤 경우가 나을지를 알려준다. 데이터플랫폼과 AI를 통해 마케터가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는 셈이다.

박현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