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K리거들

황민국 기자 2022. 12. 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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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태극전사들 사이에서는 첫 골을 넣을 주인공으로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프턴),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등이 자연스럽게 꼽혔다. 유럽파의 농익은 경험과 기량이 한국 축구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골사냥꾼 조규성
가나전 멀티골…해외 빅클럽 눈독

대한민국의 첫 골은 국내파에게서 나왔다. K리그 득점왕 조규성(24·전북)이 지난달 28일 가나와의 2차전(2-3 패)에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넣어 한국의 이번 대회 첫 득점과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멀티골을 터뜨렸다.

당초 백업 자원으로 분류되던 조규성은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 교체 투입돼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고 처음 선발 기회를 잡은 가나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조규성은 마치 폭격기처럼, 가나 수비수들보다 높이 떠올라 골문에서 잇달아 헤더골을 내리꽂았다. 준수한 외모로 먼저 주목받았던 그가 실력까지 뿜어내자 전 세계 축구팬들과 해외리그 빅클럽으로부터까지 인기몰이 중이다. 조규성은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골을 넣는다는 걸 상상만 했지 실현될 줄은 몰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겸손한 발언과 달리 조규성은 원래 준비된 공격수다.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다부진 체격으로 변신했는데, 올해는 득점 감각도 물이 올라 K리그1에서 득점왕(17골) 타이틀을 따냈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골문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클래식을 듣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폭풍질주 나상호
측면 휘저은 헌신적 플레이 돋보여

국내파 측면 공격수 나상호(26·서울)도 카타르에서의 활약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애정으로 바꿔놓았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부진한 경기력에 비난을 받았던 나상호는 조별리그에서 쉼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질주로 주목받았다. 화려한 골과 도움은 없었지만 그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있었기에 한국 축구도 강호들과 맞설 수 있었다.

나상호
좌진수·우문환
공격수 밀착수비 임무 안정적 수행

수비수 김진수(30)와 김문환(27·이상 전북)도 ‘메이드 인 K리그’의 힘을 발휘했다. 개막 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진수는 진통제를 먹으며 출전해 상대를 묶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몸이 완벽하지 못해 가나전에서 실수도 나왔지만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을 돕는 크로스로 만회했다. 김문환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를 꽁꽁 묶으면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진수
김문환

늘 해외파들이 빛났던 예전과 달리 국내파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K리그의 경쟁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K리그는 아시아 무대만 놓고 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에 이은 3번째 리그로 ‘가성비’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K리그에서 통하는 선수는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빛나는 K리그 출신의 선수가 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미슬라브 오르시치(30)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울산 현대에서 활약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한 오르시치는 조별리그 캐나다전에서 월드컵 첫 도움을 기록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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