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수채권·부채 압박 속…인터로조, 두번째 가격 인상 논란

인터로조가 11월1일부터 일부 렌즈 제품의 공급가(도매가)를 평균 13% 인상할 예정이다. /사진=인터로조 홈페이지 갈무리

콘택트렌즈 제조사 인터로조가 11월 일부 제품의 공급가(도매가)를 평균 13% 올린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회사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이 무산된 후 사실상 부채성 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가운데 주가 방어를 위해 실적을 부풀리려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로조는 11월1일부터 6개 제품군의 공급가를 평균 13% 인상한다. 3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안경원 등 주요 유통채널의 소비자 판매가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회사 측은 “제조비를 절감해 가격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으나, 지속적인 비용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8개월 만의 잇단 가격인상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명품처럼 품귀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잇따라 가격을 올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고를 시장에 떠넘기는 조치로도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단순한 원가 부담 때문이 아니라 최근의 자금조달 구조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제품 가격이 오르면 단기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돼 실적이 부각되고, 이는 곧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앞서 인터로조는 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출채권 누적과 늦은 대손충당금 설정률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채권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뢰가 크게 흔들린 것이다.

결국 회사는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 크레딧본부로부터 총 6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3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이용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나머지 300억원은 오너일가의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표면상 ‘투자’로 포장됐지만 구조적으로는 채무의 성격이 짙다. RCPS에는 연 5%의 복리이자와 우선배당권, 전환권, 상환권이 포함돼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야 보통주로 전환되며 자본으로 인식되고, 주가가 부진하면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결국 부채로 남는다. 주식담보대출 역시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줄어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나 강제처분 위험이 뒤따른다.

현재 인터로조 오너일가는 총 479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2만1400원에서 1만8000원대로 떨어져 담보 유지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원가 반영이 아니라 실적을 부각시켜 주가를 띄우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RCPS와 주담대는 표면상 투자지만,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상환권과 반대매매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구조”라며 “회사가 주가 부양을 필수 과제로 떠안은 만큼 가격 인상도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리,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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