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퇴진 압박에 개각 카드 '만지작'…내년 1월 정기국회 전 단행할 듯
자민당 내 기시다 대체할 인물도 마땅치 않아…쉽게 퇴진하지 않을 듯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최근 각료 3명이 퇴진해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반년도 안 돼 또다시 개각을 단행하는 방안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예산안 편성 후 12월 말부터 내년 1월 국회 소집 사이에 개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향후 임시국회 상황 등을 근거로 개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월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과의 접점이 확인되면서 결국 사임했고, 하나시 야스히로 법무상은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에 도장을 찍어야만 톱 뉴스에 나온다'고 경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경질된 데 이어 데라다 미노루 총무상이 정치자금 논란으로 물러났다.
여기에 더해 일본 야당이 이후에도 정치자금 논란에 휩싸인 아키바 겐야 부흥상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해 "체제를 일신하지 않으면 통상 국회에서 내각이 한층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9일 태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통상 국회(정기국회)까지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타이밍을 판단해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자민당 한 간부는 "기시다 총리가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당의 공세와 여론 악화를 의식해 아키바 부흥상을 포함해 개각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9월 대규모 개각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개각을 단행하는 것은 자민당 정권에서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기시다 총리가 개각을 단행하더라도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기시다 내각은 내달 23일까지 애초 예산안 편성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내달 10일까지 국회 회기가 연장된 경우는 같은 달 마지막 주로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 통상 국회는 1월 중순 이후 소집된다.
일각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지난 2006년 9월 발족한 제1차 아베 내각과 2009년 9월 발족한 아소 내각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내각은 모두 각료가 연이어 사임하면서 퇴진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내각도 한 달 동안 각료 3명이 물러나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으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게이트 등으로 지지율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 인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자민당 내에서는 "기시다 총리는 언제나 헤매기만 하고 사태가 악화된다"며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 퇴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이유는 중의원을 당장 해산하지 않는 한 당분간 전국 선거가 없다는 점이다. 중의원 임기 만료나 차기 참의원 선거는 모두 2025년이다.
또다른 이유는 기시다 총리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인 '아베파'는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새 아베파 수장을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조회장 등 통일교와 접점이 있다고 지적받는 의원도 많아 기시다 총리의 대안이 될 인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각의 아킬레스건인 통일교 문제도 엄밀히 따지면 기시다 총리 본인이 일으킨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지지율은 낮을지 모르지만,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일부 시각도 있다.
다만 이대로 내각이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내년 통상 국회에서도 통일교 문제로 야당의 추궁이 계속된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며, 이에 따라 내년 봄 통일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 총리와 거리를 두고 있는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지방의 의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신경 쓰고 있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총리도 퇴진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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