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도 안 봐요" 찬밥 신세된 오피스텔 잔혹사 어디까지
집값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아파트도 침체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피스텔이 대표적입니다. 고금리 장기화에 낮아진 임대 수익률 등이 투자 매력을 바닥까지 떨어트리고 있는데요.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침체의 늪’ 오피스텔 시장…가격·거래 ‘뚝‘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며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거래량 감소는 물론 가격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냉각기가 본격화된 모습인데요.
수익형 부동산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침체 현상은 2021년을 정점으로 올해까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시장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피스텔 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거래량부터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거래절벽 시기보다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경기부동산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1~11월) 경기 오피스텔 누적 거래량은 총 629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12,133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 셈입니다.
내림세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9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820건이었던 반면, 올해 9월은 572건에 불과했습니다. 1년새 30%가 감소한 것입니다. 올해 10월의 경우도 지난해(597건) 수준을 넘지 못하고 574건에 그쳤습니다.
오피스텔 몸값도 뚝 떨어졌습니다. KB부동산 오피스텔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최근 1년 동안 경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7.35%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하락세에 현장에서는 무피 매물을 비롯해 분양가보다 낮은 금액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매력 없어~오피스텔 찾는 실수요·투자 줄어
오피스텔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역시나 고금리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급등이 시장 침체를 부추겼습니다.
시장 위축은 얼어붙은 투자 심리에서 잘 드러납니다. 통상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기대 수익률은 연 3~5% 수준이지만 금리가 7%대로 치솟다 보니 수익형 상품이란 말이 사실상 무의미해졌습니다.
이러한 이자 비용 부담에 공사비 상승, 대출 규제 영향 등도 수익성을 떨어트리는 요소인데요. 아파트보다 열악한 상품성, PF가 쉽지 않은 점, 높은 토지 매입 비용 등도 오피스텔 투자 매력을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투자 상품으로서의 장점이 희석되면서 오피스텔을 소유하거나 투자하려는 수요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세입자들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역전세와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전세사기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오피스텔을 기피하는 모습입니다.
실수요와 투자 모두 줄어들다 보니 오피스텔은 경매시장에서도 외면 받고 있습니다. 매매시장보다 비교적 낮은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이점에도 찾는 사람이 없는데요.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총 187건이었으며, 이중 낙찰된 물건은 18건에 불과했습니다. 낙찰률은 9.6%로, 8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고금리 여파에 수익형 부동산 고전…시장 부진 장기화 전망
문제는 오피스텔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언제 끝날지 미지수라는 점입니다. 당분간 회복 조짐이 안 보이는 만큼 부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비아파트도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가 차이는 7%밖에 나지 않았지만 2021년 46%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부동산 자산 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는 대목인데요.
실제로 비아파트 자산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상가 투자수익률은 바닥을 보이는 추세입니다. 지난 3분기 기준 상가 수익률은 1%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1.99%) 대비 절반 수준입니다.
기준시가도 떨어졌습니다. 특히 중대형 상가 기준시가는 오피스텔과 동시에 하락하는 양상입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내년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전국 기준 4.78%, 상업용 건물은 0.96% 하락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기준시가의 하락은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이며, 상업용 건물은 2015년 이후 9년만에 처음 떨어진 것으로, 이를 통해 비아파트 시장의 침체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Y씨는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매력이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아파트 자산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떨어진 것인데요. 부동산시장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지 않는 한 수익형 부동산 역시 침체 국면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