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밀어올린 '7천피'…국내증시 'K자형' 양극화 우려 여전
1년새 지수 3.2배로 뛰었지만 대부분 업종 시장수익률 밑돌아
시장수익률 웃돈 코스피 상장사, 10곳중 1곳…코스닥도 부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yonhap/20260507150125203ibut.jpg)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압도적으로 상승장을 주도하고 이 종목의 비중이 코스피의 절반에 육박하면서 이른바 'K자형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 덕분에 당장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 못 한 변수로 이러한 흐름이 깨진다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2천696조원(삼성전자 1천555조원·SK하이닉스 1천141조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6천58조원)의 44.5%, 코스닥과 코넥스까지 합친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총(6천733조원) 대비로는 40.0%에 이르는 규모다.
작년 코스피가 저점(2,293.70)을 찍었던 2025년 4월 9일 당시만 해도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과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1%와 19.6%에 그쳤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유동성 랠리 기대감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영향 아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후 현재까지 각각 402%와 870%씩 주가가 급등했고, 시장 비중도 수직 상승했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두 종목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같은 기간 435.4% 급등, 코스피 수익률(+216.36%)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증권(+380.4%), 기계/장비(+319.75%), 제조(+266.01%), 건설(+226.21%) 등 4개 업종지수도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으나, 나머지 대다수는 시장 수익률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오락/문화는 1년여간 7.46% 오르는 데 그쳤고 부동산(+9.08%), 제약(+10.46%), 섬유/의류(+27.92%), 통신(+47.85%), 의료/정밀기기(+61.77%), 화학(+88.56%) 등도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지수가 3배로 치솟았는데도 유가증권시장 937개 종목 중 194곳(20.7%)은 오히려 주가가 내렸고, 13곳(1.4%)은 주가 변동이 없었다.
시장수익률(+216.36%)을 웃돈 종목의 수는 97개(10.4%)로 열 개 중 하나에 그쳤다.
코스닥 역시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스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올랐으나, 작년 4월 초 대비 수익률은 83.79%로 코스피(+216.3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의 반도체 대형주 중심 강세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만큼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란 진단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경쟁으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755%와 405.5%씩 증가한 1분기 영업이익을 내놓는 등 실적이 유례없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어서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무역분쟁과 전쟁이 잇따르자 상대적으로 명확한 비전이 보이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주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것도 납득할 만한 현상이다.
그러나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는 등 체감경기가 심상치 않고, 최근에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실물경제 쪽에서는 경고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선으로 추정된다"면서 "반도체 이외 업종들은 대부분 코스피 상승을 쫓아가지 못했다. 올해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그는 "아직도 반도체 이익상향 조정이 끝날 기미가 없다. 올해 내 코스피 8천선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사정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상승 속도에 따른 부담을 감안해야 하고 "수출과 이익은 늘어나나 증가율의 기저효과는 2∼3분기 이후 서서히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허 연구원은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내에서도 쏠림 현상과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등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가 차익실현 압력에 직면하는 경우 5월 수익률이 부진했던 조선(-3.3%), 호텔/레저(-2.9%), 바이오(-2.5%), 소매유통(-1.8%) 등 업종 혹은 코스닥(+1.5%) 등으로 수급 낙수효과가 출현할 가능성도 단기 대응 전략으로 반영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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