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2년 위기감 팽배한 삼성. 이재용, “자신감 회복. 확실한 비전 제시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로 삼성전자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부회장에서 회장이란 직함을 바꿨지만 그룹 안팎 사정은 그 어느때보다 위기감이 팽배해져 있다.

회장 취임 당시 이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행사도 취임사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삼성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메시지만 내놨다.

현실을 직시한 뼈 있는 메시지였으나 삼성은 지난 2년 동안 앞날을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지 못했고 과감한 도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오히려 리더십 부족과 이로 인한 조직력 해이와 인재 유출로 경쟁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고부가가치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수율 문제 등으로 몇 수 아래로 평가되는 경쟁사에 모두 빼앗겼다.

한 때 10만전자를 바라보던 주가는 최근 폭락을 거듭하면서 5만전자로 굳어지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경쟁사인 대만 TSMC에 뒤처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매출액 79조 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 매출은 최대 30조7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32조3천억 원을 기록한 TSMC보다 5천억 원 가량이 적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미래'라며 야심차게 육성하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기는 커녕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직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애플을 따돌릴 만한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가전 사업부문도 구독 서비스 사업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LG전자에 밀리는 형국이다.

회사 경쟁력 저하는 조직 이완으로 이어지면서 핵심 인력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시아 최고 브랜드로서의 자부심과 1등 기업 직원이란 자존감이 무너지면서 경쟁사로의 이직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때 삼성 반도체 신화로 칭송받던 삼성 경영진의 움직임은 무기력하기만하다. 반성문을 내놓고 조직 쇄신을 외치고 있지만 좀처럼 이전에 보여주던 삼성의 '카리스마'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의 전 임직원은 오는 27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이재용 회장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과 삼성의 비전을 제시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