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대신 콜라!'...잉글랜드 팬들, '맥주 금지령'에도 그저 행복

[포포투=백현기]

잉글랜드 팬들에게 맥주 금지령은 중요하지 않다.

잉글랜드는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란에 6-2 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는 이를 갈고 나왔다. 지난 대회 4강을 이뤘고 지난해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아쉬움을 삼켰던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와 완승을 노렸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란과의 이번 월드컵 첫 경기에서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백4를 가동하며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잉글랜드는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두고 양 옆에 부카요 사카와 라힘 스털링을 배치했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메이슨 마운트에게 역할을 부여했다.

초반부터 잉글랜드가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초반 벨링엄의 헤더골을 시작으로 사카, 스털링이 나란히 득점에 성공하며 전반을 3-0으로 순조롭게 마친 잉글랜드는 압도적인 점유율과 기동력으로 이란을 압도했다.

이란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동시에 세 명을 교체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잘 준비된 전술과 개인 능력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에도 잉글랜드가 맹공을 퍼부었다. 잉글랜드는 사카의 추가골로 4점 차로 앞서갔다.

이란이 막판에 힘을 냈다. 이란은 후반 중반 메흐디 타레미의 골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잉글랜드는 교체돼 들어간 마커스 래쉬포드가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막판 잭 그릴리쉬도 득점 행진에 가담하며 6-1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터진 타레미의 페널티킥 한 골에 그쳤고 결국 경기는 잉글랜드의 6-2 승리로 마무리됐다.

잉글랜드의 완승이었다. 잉글랜드는 당초 9월에 열린 네이션스리그에서 조별리그에서 3무 3패를 기록하며 리그 B로 강등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월드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를 모두 잠재울 수 있는 대승을 거뒀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잉글랜드 현지도 열광했다. 잉글랜드 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맥주 금지령'이 내려져도 개의치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 당국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경기장 내 음주를 금지하고 있다. 그 대신 경기장 주변 지정된 팬존(Fan zone)에서만 주류를 마실 수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이날 이란전 경기장을 찾은 잉글랜드 팬들은 맥주잔을 손에 드는 대신 콜라잔으로 열기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팬들은 미국 밴드 어스, 윈드 & 파이어(Earth, wind & fire)의 유명곡 'September'의 음정에 맞춰 "잉글랜드는 도하에 왔어. 코카 콜라를 마시면서, 잉글랜드는 앞으로 나아가"라는 가사를 불렀다.

이는 러시아 월드컵 당시 러시아 팬들이 경기장에서 보드카를 마시며 부른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 팬들은 보드카를 코카 콜라로 대신해 부르고 있는 것이다. 잉글랜드 팬들의 맥주 사랑은 둘째라면 서럽지만, 6-2라는 점수는 신이 나기에 충분하다.

사진=더 선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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