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임직원, 이사회 퇴진 요구··· 승자는 MS·올트먼 [뒷북 글로벌]
해고 추진한 수츠케버도 이사회 비토
오픈AI '공짜 흡수'에 MS 주가 최고치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간 복귀 협상이 결렬됐다. 오픈AI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다린듯 올트먼을 자사 ‘고급 인공지능(AI) 리서치 팀’에 영입했다. 오픈AI 직원들은 이사회에 강력히 반발하며 올트먼을 따라 MS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 이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하며 주주 권리 행사도 예고했다. 오픈AI를 사실상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에 MS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사회의 폭주가 올트먼과 MS의 승리로 귀결되는 구도다.
20일(현지 시간) 나델라 CEO는 CNBC와 블룸버그TV 등에 등장해 “울트먼이 어떻게 되든 오픈AI 이사회에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MS는 오픈AI 지분 49%를 지닌 최대주주다.
전날 올트먼은 오픈AI 사무실을 찾아 이사회와 복귀를 논의했다. 올트먼 해고 직후 사표를 던진 그렉 브록먼 전 이사회 의장도 동행했다. 올트먼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회사 ‘방문증’을 받은 사진을 올리며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증”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협상은 결렬됐다.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고, 이사회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이 복귀할 경우 이사회가 주장한 해고 사유를 스스로 부정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 블룸버그는 “이사회가 올트먼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는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고 공식 발표해야 한다”며 “이 경우 부당 해고 등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귀가 엎어진 후 나델라 CEO는 올트먼을 MS에 즉각 영입했다. 나델라 CEO는 “올트먼과 전 오픈AI 이사회장 그렉 브록먼이 MS의 새 고급 리서치 팀을 이끌게 된다”며 “오픈AI와 헌신적인 파트너십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 직원들은 올트먼을 지지 중이다. 직원들은 X에 “오픈AI는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게시물을 연달아 올렸고, 올트먼을 게시물 하나하나에 하트 이모티콘을 달아 재게시하며 응원을 보냈다.
이어 오픈AI 직원 700여 명은 연판장을 통해 이사회 퇴진과 올트먼 복귀를 요구했다. 총 직원 740명 중 절대다수가 이사회를 비토한 것이다. 연판장에는 올트먼 해고를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과학자와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서명했다. 이미 사표를 던진 인물만 수십명을 넘어선다. 블룸버그는 “직원 95%가 올트먼을 따라 MS에 합류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세일즈포스, 구글 등 경쟁사도 오픈AI 직원 영입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이사회가 퇴진하거나, 오픈AI가 빈 껍데기만 남게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사회가 코너에 몰리자 그간 경영권 행사에 소극적이던 MS도 명분을 얻었다. MS를 비롯한 투자사들은 올트먼 해고 소식을 기사가 나오기 1분 전에야 알게 됐다고 한다. 이사회에 주주측 인물이 없는 탓이다. 나델라 CEO는 올트먼 해고 소식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공개적으로 개편을 언급하며 이사회를 압박 중이다. 다른 주주들의 생각도 같다. 블룸버그는 “오픈AI 투자사들이 이사회 상대로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사회는 우군이 될 추가 투자자를 영입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 이사회가 ‘비영리’를 강조한데다, 주주와 직원들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여온 만큼 신규 투자사 확보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곧 오픈AI 이사회가 퇴진하고 올트먼이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이사회가 버티기에 나설 경우 인력이 통째로 MS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오픈AI를 내부에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월요일 뉴욕증시에서 MS 주가는 2%가량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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