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을 보라. 어릴적 광고에 등장했던 세븐일레븐의 CM송인데 당시엔 편의점 하면 세븐일레븐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엔 매장 내부가 유독 낡아 보인다거나, 매장관리가 안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유튜브 댓글로 “요즘 세븐일레븐은 유독 다른 편의점보다 관리가 안되는 것처럼 보이던데 왜 그런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제로 세븐일레븐 매장이 다른 경쟁사보다 문을 연 지 오래된 매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각 편의점 본사의 영업방식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겠다.

첫째. CU와 GS25의 공격적인 매장 확장. 10년 전만 해도 CU, GS25와 세븐일레븐의 점포 격차는 1500개 정도였는데 그 이후부터 격차가 계속 벌어진다.

CU와 GS25의 공격적인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셈인데 두 편의점 브랜드는 새로 매장을 많이 열기도 하지만 매년 200~300개씩은 폐점을 한다. 결과적으로 순환이 빠르단 거니까 체감상 새 매장 비율이 많아보인다.

둘째. 세븐일레븐의 인수합병 전략. 세븐일레븐 역시 겉으로만 보면 이 두 회사만큼은 아니어도 꽤 몸집을 불렸다. 10년 전에 비한다면 세븐일레븐 매장 수도 6000개 중반에서 1만2000개로 2배로 늘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이 상위그룹과 달랐던 점은, 새 매장을 늘리기보다 기존 편의점 브랜드를 인수합병(M&A), 즉 사들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거다. 세븐일레븐은 2010년대 기존 업계 5위였던 바이더웨이를 사들인 데 이어, 미니스톱을 2022년 또 사들인다.

결국 CU나 GS25가 새로 매장을 수천개씩 여는 사이 세븐일레븐은 그만큼 열진 못했고, 열었더라도 주로 다른 브랜드의 기존 매장을 인수하는 확장을 해왔다는 거니까, 당연히 오래된 매장인 비율이 많은 거다.

여기에 이마트24가 점포 수 500개 정도밖에 없던 위드미를 인수한 뒤 새 매장을 5000개 넘게 열며 위협하니 오래된 세븐일레븐 매장이 더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가맹본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가맹점주와 가맹점을 유치를 하려는 노력을 했느냐 그게 관건인 것이죠. 기존에 이런 다른 편의점 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했다는 것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죠."

한국에서 세븐일레븐은 코리아세븐이라는 롯데그룹 계열사가 운영하고 있는데, GS25나 CU가 점포를 폭발적으로 늘리던 때 롯데는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그룹 지배의 최고 정점에 있는 회사가 일본의 비상장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골목상권을 장악하며 성장한 롯데에 반감이 커지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한창일 때 세븐일레븐은 오너리스크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불매운동까지 속을 끓여야했다.

셋째. 경쟁사에 비해 본사의 마케팅 자체가 소극적이라는 점. 이건 세븐일레븐 점주와 중개업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공통적으로 나온 얘긴데, PB상품이나 이벤트, 그러니까 본사 차원에서의 마케팅 자체가 부족하다는 거다.

단적인 예가 간판인데, 우리가 세븐일레븐 간판하면 떠올리는 이 하얀색 바탕의 삼선 간판도 낡은 이미지에 한몫한다. 간판 외에도 PB 상품, 즉 이벤트 상품인데, 그런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공통적으로 나왔다.

[중개업자 A]
"일단 세븐일레븐이 일본, 롯데 계열이잖아요. (세븐일레븐이 인수한) 미니스톱도 그렇고. 그러다 보니까 일본식으로 그대로 많이 들어왔고 일단 상품군 자체가 국내 소비자를 따라가지 못해요."

[세븐일레븐 점주(3년차)]
"GS(25) 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 단백질 같은 경우에도 브랜드별로 묶어서, 우리는 딱 한 브랜드만 2+1 행사인데 걔네는 한꺼번에 여러 종류도 다 2+1 행사를 섞어서도 하니까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고"

사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바닥에선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됐고 규모로도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등인 독보적 브랜드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를 정작 한국에서는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는 지적은 항상 있어왔다.

세븐일레븐의 위기는 최근 유독 두드러지는데,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한 뒤에도 추세는 바뀌지 않아 여러 기관에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주요 4개 업체 중 꼴찌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일본에서 매우 성공적이고 글로벌 기업의 어떤 그런 전략들이 있을 텐데 그것을 그대로 어떻게 흡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벤치마킹도 못하는 것 같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경영을 좀 나쁘게 표현하면 놨다고나 해야 될까 방치했다고나 할까 그런 쪽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