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무한경쟁의 시대, 각자도생의 해법은?

스스로 창직의 길을 가보자. 그곳에 1인 기업이 있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점포 수는 2022년 기준 5만 6천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시점의 한국은 5만 4천 개고 23년도엔 일본보다 점포 수가 더 많아질 거란 예측이다. 아마도 지금쯤 이미 추월했을지 모르겠다. 이 수치는 단순히 개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 대비 점포 수가 가희 살인적이란 문제를 품고 있다.

우리의 두 배 넘는 인구를 가진 일본보다 점포 수가 많다는 건 한국에서 편의점으로 먹고살기가 수능의 킬러 문제를 푸는 거와 같게 느껴진다.

카페로 가보자, 지난해 기준 국내 카페 수는 9만 6천 개에 달한다고 한다

요즘 가장 많이 창업하는 아이템이 카페인 듯싶다. 2023년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소비량 152잔보다 월등히 높다. 이제는 저가형 커피 매장까지 급격히 늘어나 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업종이 되었다.

말 그대로 카페 옆에 카페가 문을 여는 무한 경쟁의 시대가 되었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장사가 될까 싶지만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멋지게' 문을 열고 있다.

한동안 거리의 최강자는 치킨집이었다

몇 집 건너 하나는 치킨집이라는 타이틀을 이젠 '카페 옆에 카페'에게 물려주었다. 2022년 기준으로 6만 1천 개를 유지하면서 점포 수로는 확실히 왕자의 자리를 카페에게 추월당했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인이 즐겨 먹는 치킨이라 체인점이 많다. 어느 브랜드가 맛있고 가성비가 좋은지 따지기도 어려울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창업의 3대장이라 불리는 '편의점, 카페, 치킨집'의 현실이다

워낙 유명한 창업아이템이라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지만 결과는 기대를 넘지 못한다. 저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신박한 아이디어로 무장해도 현실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어디서나 기회비용이란 게 있다.

일정한 기간의 인력과 시간, 돈을 투입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동안 들어간 모든 투입 자본이 가치를 잃고 심지어 손실에 이른다. 물론 모든 점포가 장사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높은 매출을 올리며 성과를 내는 가게들도 있다. 누구나 하기 나름이지만 여전히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국에 제일 많은 식당이 남아있다

국세청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음식점 사업자수는 73만 명이라고 한다. 특히나 수도권에 40%가 몰려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지옥의 랠리가 시작된다. 해외에 나가보면 한국처럼 많은 식당을 가진 나라도 드문 것 같다. 그만큼 많은 자영업자들이 식당을 창업한다.

커피는 하루 걸러도 밥은 먹어야 되기 때문인지 늘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가보면 폐업한 식당이 거리에 즐비하다. 문을 연 이후 맛집이 되고, 오래가는 가게로 남는 건 방송에나 나오는 이야기 같다.

과연 어디로 가야 할까?

창업도 운세처럼 이왕이면 잘되길 바란다. 피할 수 있는 건 피하고 기회가 왔을 때 집중할 수 있다면 험난한 창업의 길에 큰 도움이 될 테다. 어느 가정의 소중한 생계비로 간절히 시작한 창업은 신년운세처럼 좋기를 바란다.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나보자. 현재 자영업자 수는 인구수 대비 너무 많다. 파이는 한정적인데 경쟁자는 계속 늘어나고 결국 모두가 손에 쥔 떡을 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디든 적정한 수요와 공급이 있어야만 건강한 경쟁이 생기고 상생하게 된다. 이 길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스스로 창직의 길을 가보자. 그곳에 1인 기업이 있다

세상에는 팔 물건이 정말 많다. 그것이 실물제품이든 노하우든 '팔 것도 많고 팔 데'도 많다. 거대한 시장이 열려있는 셈이다. 창업에는 가게장사만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정한 아이템을 시장에 팔면 된다. 그렇다면 그 시장은 어디일까? 개인 간 거래(C to C), 기업과 개인 (B to C), 기업 간 거래 (B to B)등 시장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본인이 잘하는 영역에서 성과를 내면 된다. 내가 걸어온 시장은 B2B시장이다. 반복구매와 대량구매가 가능하고 경기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B2B시장은 늘 매력적이다. 다만 기업 간 거래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 들어가려면 스스로 기업이 돼야 한다. 그곳에 1인 기업이 있다.

사람들은 기업이라고 하면 장벽이 높은 줄 알고 어렵게 생각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뀐 햇수를 달려온 나로서는 1인 기업이 개인 간 장사보다 훨씬 간결하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내 경우에 해당하는 얘기지만 아무튼 20년을 가게문을 열고 자영업을 했다면 지금처럼 한 가지 일로 꾸준히 해올 수는 없었을 것 같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창업의 길이 있고, 당신은 현명한 길을 걸을 자유가 있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이성원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이성원 대표는 B2B 창업 20년이 넘은 창조시스템 대표로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글쟁이연어'란 필명으로 활동을 하며 1인 기업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글/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