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원 셰프, 미슐랭 거장도 피해가지 못한 ‘불호령’ 전말

지난 27일, 손종원 셰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관스님과 함께한 주방에서의 뒷모습을 공유했다. 그는 자신의 주방 모토인 ‘Evolve(진화)’에 대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자는 한 발자국씩의 과정”이라며 평소의 지론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정관스님의 통찰은 달랐다. 스님은 “더하는 것만이 아니라 빼는 것도 진화다. 뺄수록 자연에 가까워진다”며 화려한 기술과 식재료의 중첩에 집중하기 쉬운 현대 요리사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손종원 셰프는 이에 대해 “화려함보다 본질을 중요시하는 요리를 하고, 그런 사람이 되겠다”며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훈훈한 미담으로 끝날 것 같던 게시물은 손종원 셰프가 직접 단 댓글 하나로 반전을 맞이했다. 그는 “근데 나 스님한테 메리 크리스마스 했다가 혼남”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덧붙여 누리꾼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종교적 예법을 잠시 잊고 건넨 셰프의 천진난만한 인사와 이를 엄격히 꾸짖은 스님의 케미스트리는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는 그가 출연 중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며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대중은 완벽주의자 셰프가 대선배격인 스님 앞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손종원 셰프는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 두 곳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셰프다. 한 곳을 유지하기도 벅찬 미슐랭의 세계에서 두 개의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그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진화’에 대한 집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손종원의 요리는 서양식 테크닉 위에 한국적 식재료의 변주를 입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 정관스님과의 만남을 통해 그의 요리가 ‘미학적 덧셈’에서 ‘철학적 뺄셈’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연말연시, 종교의 벽을 허문 두 거장의 만남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정관스님의 가르침대로 본질에 집중하며 뺄셈의 진화를 선택한 손종원 셰프가 <흑백요리사2>와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어떤 ‘비움의 미학’을 선보일지 미식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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