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불법건축 부산도 8000곳…매년 급증

조성우 기자 2026. 3. 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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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신규 적발만 2804건…소방규제 사각, 대전 공장 닮은꼴

- 이행강제금 내고 원상복구 회피
- 행정대집행 쉽지않아 단속 골치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 참사의 사망자가 불법 증축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발견(국제신문 23일 자 10면 보도)된 가운데, 부산에도 위반(불법) 건축물이 8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년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만 내고 시설 원상복구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오전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부산의 위반 건축물 동수는 8027곳(5.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 위반 건축물 동수는 14만7726동이다. 경남과 울산은 각각 7352동(5%), 1212동(0.8%)이다. 위반 건축물은 불법 증축을 비롯해 무단 대수선과 용도변경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위반 건축물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같은 기간 총 1683억5000만 원에 이른다. 부산은 138억7000만 원(8.2%)으로,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많았다. 경남은 77억4000만 원(4.6%), 울산은 14억5000만 원(0.9%)이었다. 이행강제금은 적발된 위반 건축물의 시정명령이 끝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내야 하는 금액으로, 1년 2회 범위 내에서 지자체 재량으로 부과한다. 부산시는 시 조례상 연 1회다.

문제는 위반 건축물이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이다. 위반 건축물은 애초 불법 공간이다 보니, 소방시설이나 피난통로가 미비한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소방 관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화재감지기나 소화기 등 매우 기초적인 소방설비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14명이 숨지는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참사 역시 ‘2.5층’이라는 복층 공간이 발견됐다. 이곳 입구에서 4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뒤이어 휴게실인 이 복층 공간에서 9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곳은 도면상에 없는 임의로 마련된 공간으로 조사됐다. 화재는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복층은 3층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계단도 없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추측도 나온다.

여기에 위반 건축물은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해 부산시 주택건축국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9월)간 발생한 16개 구·군에 새로 적발된 불법 건축물은 2804건이다. 같은 기간 이행강제금은 1만6386건 부과됐다. 사하구의 한 공장에서는 지난 1월 무단증축이 발견돼 2월 원상복구하기도 했고, 강서구에서도 위반 건축물이 적발되는 등 산단 밀집지에 이 같은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위반 건축물은 이행강제금만 내고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은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가 골치를 겪는다. 부산 한 기초지자체 건축과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이 원상복구 비용보다 저렴하니 돈만 납부하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공공의 현저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등이 아니면 행정대집행도 하지 않도록 규정해 강제할 일이 잘 없다”고 밝혔다.

동의대 류상일(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불법 건축물은 그 특성상 애초 소방시설이나 설비가 없다고 봐야 해 초기 진압은 물론 대피 동선도 어렵고 추후 소방관 진입도 지체될 수 있다”며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이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소방시설 등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불법 건축물의 양성화를 유도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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