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한다던 그녀”… 8남매 맏며느리가 된 여배우의 반전 인생

“나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

비혼주의자였던 배우 김성녀가 8남매 맏며느리가 되기까지, 이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를 방불케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했던 김성녀는 결혼에 회의적이었고, 연극계에 몸담은 후에도 ‘혼자 살겠다’는 다짐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뜻밖의 순간에 다가왔습니다.

같은 극단에서 만난 연출가 손진책. 모두가 김성녀에게 호감을 드러낼 때, 그는 유독 ‘형처럼’ 행동했습니다. 무심한 듯 챙겨주는 그의 모습에 묘한 끌림을 느낀 김성녀. 그러던 어느 날, 술자리 후 통금시간을 넘기며 아이가 생기고, 결국 속도위반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뒤에 기다리고 있던 건 1년에 12번 넘는 제사, 8남매 맏며느리라는 고된 현실이었습니다.

“왜 내가 이걸 다 해야 하나 싶었지만, 지금은 다 운명이었나 싶어요.” 공연과 시댁 살림을 병행하며 쉼 없이 달려야 했던 그녀는 어느새 ‘제사는 눈 감고도 차리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무대 위 그녀의 삶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마당놀이의 대모’라 불리며, 무대 위에서 떡을 급하게 먹고 체한 상황도 명연기로 넘겼고, 배우 윤문식의 바지를 무대 위에서 즉흥적으로 내려 관객을 웃긴 일화는 전설로 남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김성녀의 대표작 <벽 속의 요정>은 남편 손진책이 연출한 작품으로, 1인 32역을 소화하며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찬가”라는 그의 말처럼, 부부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동지로 함께 걸어왔습니다.

김성녀는 말합니다. “우리 부부는 단순한 부부가 아니었어요. 삶과 예술, 가족과 무대를 함께 견뎌온 동지였죠.”
지금도 그녀는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30년 공연을 꿈꾸고 있습니다. 한 여배우의 인생이 고스란히 무대가 되고, 그 무대가 또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순간—김성녀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