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우리의 전관예우, 동의하십니까?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삼계파출소장 2025. 9. 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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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이다.

민사, 형사 등 관계없이 엄연히 소송은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것이 상식인데 왜 우리는 오랜 세월 '전관예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2016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소속 변호사 상대로 '전관예우가 존재하는지?' 물었는데 80% 이상이 '존재한다'고 답변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와 다른 점은 전관예우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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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달리 전관이 오히려 약점인 일본
돈·특권보다 명예 중시하는 문화 정착

10여 년 전이다. 가까운 친척이 회사 경영 문제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법률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친척이 많이 억울했다. 그러나 법의 판단은 아무도 확신할 수 없고 복잡한 소송 수행을 위해 당연히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다. 증거와 진술이 충분하니 열정 넘치는 초임 변호사라면 충분히 승소하겠다고 생각했으나 당사자의 마음은 달랐다. 수소문을 통해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전관예우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제야 마음이 편하다는 원고, 재판을 마무리하고 수임료와 승소에 따르는 성공 사례금을 크게 지출했다.

민사, 형사 등 관계없이 엄연히 소송은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것이 상식인데 왜 우리는 오랜 세월 '전관예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2016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소속 변호사 상대로 '전관예우가 존재하는지?' 물었는데 80% 이상이 '존재한다'고 답변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매우 급하고 어쩌면 생계가 달린 소송 현장에서 과도한 비용을 쓰며 전관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서민들의 마음은 누가 알아줄 것인가?

우리와 비슷한 법률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변호사 자격을 얻으려면 로스쿨을 졸업하거나 예비시험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를 받으면 된다. 그리고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로 활동한다. 우리와 다른 점은 전관예우가 없다는 점이다. 판·검사는 하나의 직업으로 정년까지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물론 재직 중 변호사가 되는 사례도 있으나 우리에 비하면 크게 적다.

일본변호사협회의 자료를 보면 2020년 변호사로 등록한 1576명 가운데 전직 판·검사는 98명으로 6.2%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2~3년 근무 후 전근을 하게 되는 문제 때문에 자녀 양육과 업무부담을 이유로 사직하는 경우다. 전관 변호사가 특별히 대우받는 경우도 없고 오히려 고객들은 의뢰인과의 소통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와 중간에 판·검사를 그만뒀으니 열정이 없다는 의심 때문에 사건 수임이 어려운 분위기를 보인다. 우리처럼 법원, 검찰 인사철이 되면 대형 법률회사의 전관 스카우트 전쟁은 전혀 볼 수 없다. 오래 활동하고 열정과 서비스 정신이 많은 변호사가 인기가 많다. 대법관 등으로 퇴직 후 변호사 개업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있다면 극소수에 자문 수준 정도이며 대부분 연금을 받으며 생활한다. 선배로서 후배가 진행하는 재판에 변호사로 선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판사, 검사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큰 명예를 얻어 퇴직해도 바로 변호사가 되어 큰돈이 된다면 어떤 사건이든 맡는다. 명예보다 돈이 중요하고 특권과 불평등, 더 나아가 서민에게 너무 멀게 존재하는 '전관예우'가 어쩌면 당연하듯이 우리 사회에 크게 존재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사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법국가가 되고 있다"며 강한 사법개혁 의지를 밝혔다. 사법국가가 되는 가장 원인은 전관예우이다. 알고 보면 전관이 아니어도 의뢰인에 대한 봉사 정신이 강하고 존경받는 변호사는 많다. 굳이 전관을 찾지 않아도 법률 조력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사법개혁의 큰 축이 되고 존경받는 사법부가 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헌법재판관으로 퇴임한 문형배 선생님은 인사청문회에서 "퇴임 이후 영리 목적으로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어두운 시대에 그분의 빛이 널리 퍼지기 바란다.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삼계파출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