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 왜?
병역 기피 논란으로 22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또다시 비자 발급이 거부된 데 대해 반발했다.
유승준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대리인 류정선 변호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최근 ‘법무부 등과 검토해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유승준의 2020년 7월 2일(2차 거부처분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류정선 변호사는 “이는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으로서, 유승준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관계 행정청이 이토록 무리하게 유승준의 입국을 저지하려 하는 것은 대중의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며 “법치국가에서 공권력 행사는 ‘국민정서법’이 아닌 ‘법률’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행정처분이 위법하다는 취소 판결이 나오면 행정청은 그 판결의 취지에 따른 재처분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3차 거부 처분은 행정청이 무려 두 번이나 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승준은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고, 유승준은 2차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1월 다시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LA 총영사관이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다음은 유승준 대리인 류정선 변호사 명의의 [유승준씨에 대한 LA총영사관의 3차 사증발급거부처분 및 그에 대한 입장] 전문.
사법부의 판결을 행정청이 따르지 않은 초유의 사건 – 법적 근거도 없이 한 개인을 22년이 넘도록 무기한 입국금지하여도 되는가?
유승준씨에 대한 무기한 입국금지와 사증발급거부가 위법하다는 점이 2019년 1차소송 대법원 판결에서 인정되었고, 2023년 2차소송 판결에서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법원은 1차소송(LA총영사관의 2015. 9. 2.자 1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의 소)에서 유승준씨에 대한 입국금지결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언급하는 동시에 LA총영사관의 재량권 행사 방법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면서 유승준씨에게 사증을 발급해 주라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두38874 판결).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2차소송(LA총영사관의 2020. 7. 2.자 2차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의 소)에서 재외동포인 유승준씨에게 병역기피 목적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가 38세가 넘었다면 처분 당시에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하며,
2002년 당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법적 평가, 사회적 파급효과 및 여론의 동향이나 유승준씨의 최근 언동 및 사회적 반응 등의 사후적 사정들은 (사증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다른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 별도의 행위∙상황을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7. 13. 선고 2022누44806 판결).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두49509 판결).
그럼에도 LA총영사관은 최근 ‘법무부 등과 검토하여 유승준씨에 대한 입국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였고, 유승준씨의 2020. 7. 2.(2차 거부처분일) 이후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승준씨에 대한 사증발급을 다시 거부하였습니다(3차 거부처분).
이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합니다. 이는 행정청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것으로서, 유승준씨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법률을 준수하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법무부와 관계 행정청이 사법부의 확정판결을 두 번이나 거듭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에 깊은 우려와 엄중한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법무부를 비롯한 행정부가 법률도 사법부의 판결도 따르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법률을 준수하고 법원 판결에 승복하려 할까요?.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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