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셋 중 하나는 2년 내 깨진다는데…'삼성화재 바로통' 주목받는 이유
보험업계가 고객 이탈로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기에 들어서며 미래의 경제적 손실보다 현재의 생활비 부담을 우려해 소비자들이 보험을 초기에 깰 개연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고객관리 정책 수립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보험계약 유지율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개인생명보험의 25회차 유지율은 67.1%, 장기손해보험의 경우 68.3%이었다. 이는 국내 보험 가입자 3명 중 1명꼴로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보험을 해지했다는 뜻이다.
거시경제적 상황뿐 아니라 시장의 위계질서가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변화한 것도 기존 보험사들의 고객이탈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개인의 선호를 반영한 차별화된 상품 출시가 가능해졌으며, 고객접점 확보에 강점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하는 추세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듦에 따라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져 보험 해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보험회사는 유지율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평판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고객관리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가 선제적인 디지털화를 통해 고객유지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2022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삼성화재의 25회차 계약유지율(72.1%)은 전년 말 대비 11%포인트 급증했다. 여기에는 정보 전달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삼성화재의 '바로통' 서비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통은 삼성화재 RC(Risk Consultant, 설계사)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RC는 고객의 성별, 연령, 나이, 보험가입 현황, 보장분석의 결과에 따라 고객에게 필요한 자료를 전송할 수 있다. 삼성화재 고객은 RC를 통해 바로통 자료를 문자로 전송받아 스마트폰에서 자료를 볼 수 있고, RC에게 문의할 수 있다.
2017년 7월 만들어진 삼성화재 바로통은 2023년 1월 말 기준 약 900개의 콘텐츠가 등재돼 있다. 2022년에는 매월 약 1만3000명의 자사 설계사들이 활용할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 관련 맞춤형 정보를 전달받은 고객 또한 월 평균 27만여명에 달한다.
2022년 바로통 이용 통계 분석 결과, 삼성화재 설계사들과 고객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고 주고받은 콘텐츠는 4세대 실손 전환 할인제도 관련 내용으로 연간 9만8600여건이 전송됐다. 최근 실손 보험료 조정과 관련해 고객과 설계사 모두 관심이 높았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자녀보험과 무·저해지보험에 대한 관심 또한 높게 나타났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새롭게 선보였던 자녀보험 '마이 슈퍼스타'의 주요 특징에 대한 콘텐츠는 6만건 이상 전송됐다. 최근에는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받을 수 있는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안내 자료의 전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반적으로 놓고 봤을 때 제도 또는 보험 상품의 변경 등과 관련해 간결한 문구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로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삼성화재 고객들과 설계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안부 인사, 스마트폰 배경화면, 견종별 주의해야 할 유전질환 등 다양한 고객들의 관심사에 맞춤형으로 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좋은 보험회사'로서 다양한 친환경 활동 및 자원 절감을 통해 회사의 탄소배출량을 꾸준히 절감하고 있다. 페이퍼리스(paperless) 업무 체계를 수립해 사내 용지 사용을 줄이는 노력도 그 중 하나다. 전자서명 및 전자문서 전달 시스템 등 디지털 영업 지원으로 업무 효율성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천하고 있다.
2022년 삼성화재 바로통을 통해 전송된 콘텐츠는 월평균 약 33만건으로 평균적으로 A4용지 1장 분량인 콘텐츠 분량을 고려할 때 연간 약 400만장의 종이를 아낄 수 있다. 통상 30년 키운 나무 한 그루로는 약 1만장의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바로통 사용 만으로 연간 약 400 그루의 나무를 지키는 효과인 셈이다.
디지털 영업지원시스템을 통해 종이 없는 보험 계약이 활성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친환경 효과는 더욱 커진다. 통상 보험 계약 1건 체결에 필요한 각종 서류는 A4용지 약 130장으로 이를 전자서명으로 대체하면 연간 A4용지 1억5600만장을 절약할 수 있다. 이는 나무 1만5600그루를 지킨 셈이 되고, 전자서명의 친환경 효과는 매년 축구장 5배 크기의 숲을 조성하는 것과 같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영업지원 시스템에 따라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90% 이상 종이 없는 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2021년 기준 장기보험 신계약 중 모바일 청약 비율은 96.4%에 달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정확한 정보를 바로 전송할 수 있도록 바로통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바로통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화재는 국내 최초로 24시간 디지털영업지원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일찍이 디지털화에 힘써왔다. 바로통 시스템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를 통해 불황으로 인한 보험해약 리스크도 용이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시장 위기 대응'에도 부합하는 성과다. 이 회장은 지난 1일 삼성화재 대전 연수원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는 등 전자 계열사뿐 아니라 금융업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