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판결문에 '김 여사' 87번 등장…핵심은 시세조종 인지 여부

박병현 기자 2024. 9. 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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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조팀 박병현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2심 판결문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재판 대상은 아닌데도 상당히 많이 언급된다면서요?

[기자]

2심 판결문은 별첨까지 346쪽 분량입니다.

김건희 여사는 87번, 어머니인 최은순 씨는 33번 언급됩니다.

1심 보다 두 배정도 늘어난 겁니다.

별첨 자료에 계좌 내역 등을 정리 때 등장하는 이름이 많고요.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주가를 일부러 띄우는 과정에서 김 여사 등을 주가조작 선수인 이정필 씨에게 소개했"다는 대목에서 등장을 합니다.

또 "주식 관리를 맡긴 뒤 수익의 30~40%를 이정필 씨에게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씨에게 김 여사가 10억 원이 입금돼 있던 계좌 관리를 맡겼다:는 부분에서 이름이 언급돼 있습니다.

2심 재판부가 주가조작을 판단하는데 김 여사 계좌가 그만큼 비중을 차지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2심도 1심처럼 김 여사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봤는데, 근거는 뭔가요?

[기자]

권 전 회장 등은 김 여사의 계좌는 본인들이 주가조작에 쓴 게 아니라 증권사가 정상적으로 운용한 것이라고 주장 해왔습니다.

하지만 2심은 김 여사와 증권사 담당자 간의 통화녹취록을 근거로 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에 나온 녹취록을 보면 김 여사가 '그분한테 전화가 왔냐'고 묻자 증권사 직원이 '네'라고 하거나, 김 여사가 "또 사라고 해요?"라고 말합니다.

또, "체결됐느냐, 그럼 얼마 남은 거냐"고 묻기도 합니다.

계좌 운용은 주가조작 일당이, 증권사 직원은 사후에 김 여사에 알려주는 역할 정도만 했다는 겁니다.

또 주가 조작범들끼리 "매도하라고 하라"고 문자를 주고받고 김 여사 계좌에서 7초 만에 주식거래가 이뤄진 것도 1심처럼 시세조종에 활용된 근거로 봤습니다.

[앵커]

핵심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는지인데, 판결문에 내용이 담겨 있나요?

[기자]

2심도 1심처럼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는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 여사 재판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재판부는 김 여사와 별도 협의없이 주가조작 일당의 블록딜 매도가 이뤄진 적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고 계좌와 주식거래를 맡겼는지와는 완전히 별개여서,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다는 근거로 볼 순 없습니다.

[앵커]

그럼 어디까지 알아야 시세조종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2심은 전주 손모 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하면서 "미필적인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구체적 내용이 아니어도 된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검찰은 전주 손씨와 김 여사와는 완전히 다른 건이다. 이렇게 밝혔잖아요. 차이점이 뭔가요?

[기자]

손씨는 단순히 방조를 했다는 걸 넘어서 직접 주가조작 일당과 정보를 교류한 게 드러났습니다.

또 이 정보를 이용해서 본인이 직접 주식거래까지 했습니다.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맡긴 김 여사와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그래서 계좌를 맡길 때, 그리고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알았는지가 중요하고요.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관련 기사
2심도 "김 여사 계좌 시세조종 활용"…주범 권오수 운용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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