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을 앞둔 카나프테라퓨틱스 '이어달리기 사업모델'을 지속 가능한 수익확보 전략으로 내세웠다. 비임상 단계에서 국내 제약사에 조기 기술이전(LO)을 한 뒤 초기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재이전하는 구조다. 다만 실제 수익 실현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타난다. 현재까지 확보한 계약금은 159억원에 그친 반면 총 계약규모는 7748억원으로 대부분이 임상 단계 달성을 전제로 한 조건부 금액이라는 점에서다.
159억 확정, 7748억은 조건부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주력 사업모델로 '이어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어달리기형 사업모델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비임상 단계에서 국내 제약사에 조기 LO를 하면 파트너사가 단독 또는 초기 임상을 진행하고, 확보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재LO를 추진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개발 리스크를 낮추면서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LO 수익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어달리기 사업모델의 안정성은 실제로 확정된 현금과 향후 단계별 달성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미 확보된 금액과 앞으로 달성해야 할 단계별 이벤트에 따른 금액의 차이가 현저하게 크다는 점에서다. 현재까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수령한 계약금은 총 159억원이다. 반면 7748억원이라는 총 계약규모는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모두 포함한 최대치다.
확정된 현금은 계약 체결 시점에 수령한 계약금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6건의 사업화 실적을 냈다. 금액이 공개된 실적으로는 △오스코텍(KNP-502) 20억원 △동아에스티(KNP-101) 50억원 △유한양행(KNP-504) 60억원 등이 있다. 이외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계약 2건과 녹십자와의 계약은 금액이 비공개됐다. 모두 기지급금 반환조항 자체가 없거나 요건을 충족해 반환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이후 단계다. 임상 단계가 지연되면 2차 글로벌 LO 계약금과 후속 마일스톤 유입 역시 함께 밀리면서 사업모델에 연쇄적으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글로벌 LO는 KNP-301을 제외한 대부분 파이프라인에서 '임상1상 주요 데이터 확보 이후'가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현재 임상1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KNP-502뿐이다. 나머지 KNP-101, KNP-301, KNP-503, KNP-504, KNP-701은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본 제약 속 조기 LO 전략
업계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이어달리기형 사업모델에 내세운 배경으로 '자본 제약을 전제로 한 전략적 선택'을 지목한다. 회사가 현재 KNP-502를 제외한 모든 파이프라인이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자체 자금으로 후기 임상까지 끌고 가기에는 재무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조기 LO를 통해 개발비 부담을 파트너사에 이전하는 방식은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실제 계약 구조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가 된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자산별로 부담 비율을 달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KNP-502는 오스코텍이 R&D비를 100% 부담하고 있으며, KNP-504도 유한양행이 R&D비를 전액 책임지는 구조를 띤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개발비 역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몫이다. 반면 동아에스티(KNP-101)와 녹십자(KNP-701)는 50대50 공동부담 형태로 진행한다.
적응증의 특성도 이어달리기 사업모델을 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파이프라인별 시장 구조에 맞춰 LO 경로를 달리 설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NP-301이 겨냥한 습성 황반변성은 국내 제약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고 환자 분포가 서구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비임상 단계부터 글로벌 직행 LO를 병행하고 있다.
박 CFO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신약개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가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특정한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기보다는 일찍부터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서로의 역량을 결합시키는 방향이 지속가능성에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NP-301은 처음부터 제품화해서 상업화가 가능한 회사로 바로 넘기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런 믹스 전략을 통해 안정·성장 간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119억 현금과 후기 임상 변수
향후 변수로는 보유 현금과 소진 속도가 거론된다. R&D 집행 속도에 따라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10억원으로 유동 현금성자산은 119억원 수준이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개월 누적 -4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향후 경상연구개발비가 2025년 57억원, 2026년 121억원, 2027년 139억원, 2028년 148억원, 2029년 14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박 CFO는 "카나프테라퓨틱스는 현재 100억원가량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에 공모를 하게 되면 우리의 현재 사업모델에서 목표하는 단계까지 가는 데 올해 120억원가량의 연구개발(R&D)비가 소요되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150억원이 투입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손익분기점(BEP) 달성까지는 이 자금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연 시에는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상2상 이상까지 직접 수행하는 이른바 '후기 임상 모델'로의 발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50대50 공동개발 구조를 택한 KNP-101과 KNP-701은 보유한 절반의 권리만큼 수익도 배분받을 수 있는 형태다. 전면 권리 이전과 달리 후기 단계 성과 일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상방이 존재한다. 다만 임상3상까지 직접 수행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있다는 것이 내부적 판단이다.
장지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회사 창립 초창기, 즉 면역항암제 개발 초기에는 (고객사들이) 비임상물질을 사갔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 데이터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나프테라퓨틱스도 앞으로 임상1상은 확실히 할 것이고 임상2상도 가능할 것 같다"며 "임상 후기 단계가 될 수록 재무적 부담이 있고 임상3상까지 하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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