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에서 운영체제(OS)에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인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을 공개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야에서는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WWDC를 개최하고 리퀴드 글래스를 발표하며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리퀴드 글래스 적용으로 잠금 화면이 유리처럼 보이고 버튼은 유리 레일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리처럼 투명하게 보이는 아이콘과 위젯 덕분에 화면이 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사각형 창의 날카로운 모서리 대신 애플 기기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곡선형 모서리가 적용된다.
애플은 새로운 디자인이 비전프로용 OS의 시각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이번 WWDC에서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기능과 애니메이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OS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는 것은 2013년 iOS7 도입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자사 컴퓨터와 칩 성능이 리퀴드 글래스에 적용되는 디자인을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해졌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페더러기 애플 소프트웨어 수석은 “애플 실리콘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소프트웨어, 재질과 사용자 경험을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력해졌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은 올여름 베타 테스트로 제공되는 새로운 iOS에서 리퀴드 글래스를 사용해 볼 수 있다.
애플은 일부 AI 기능 업데이트도 발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오픈AI의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또 다른 주요 개선 사항으로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화 통화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실시간 번역 기능이 있다. 아이폰 내 AI가 직접 처리해서 따로 서버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
UBS의 데이비드 보그트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발표된 AI 기능 중 상당수는 점진적인 개선에 그쳤고 경쟁사 앱에서 이미 사용 가능한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이미 삼성전자와 구글 등의 경쟁사가 내놓은 바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시리 업데이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다. 페더리기는 “애플이 설정한 높은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 기능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며 내년 중 출시 예정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생성형 AI가 적용된 시리가 내년에 공개될 경우 올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가 AI 기술에 있어서 크게 내세울 점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펫네이선슨의 창업자인 크레이그 모펫은 “AI 중심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AI를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발생할 것”이라며 “애플의 강세 전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WSJ은 “올해 WWDC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회사가 AI 분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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