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귀족’ 노조가 주는 교훈
국내 연봉 랭킹 1위 삼성전자가 2년 만에 다시 파업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실시해 과반 찬성일 경우 다음달 23일 조합원 참여 집회를 연 후 5월 21일부터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첫날부터 노조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사 측은 임금 6.2% 인상과 특별성과급 지급, 연 1.5% 금리의 5억 원 대출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률 7%, 성과급 투명화를 위한 '성과급 상한 폐지'라는 억지 요구를 하면서 노사 간 합의가 무산됐다. 그런데, 삼성전자 노조는 이미 평균 연봉이 업계 최상위인 '귀족' 노조다. 사 측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기준을 영업이익 10%나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하나를 노조가 유리한 방향에서 선택하도록 제안하면서 상한선(연봉 50%)을 제시했다. 여기에 특별 포상(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경제적 보상(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주택대부 최대 5억원 지원 등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라는 억지요구를 하고 있다. 성과급 상한이 사라지면 실적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칫 노노(勞勞)간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노조원은 약 9만명에 달한다. 이 중 반도체 사업부문 소속원은 5만여명에 이른다. 노조의 파업으로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에 그치지만 회사가 입는 손실은 무려 10조원에 이른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삼성전자는 지금 갈 길이 바쁘다. 지난달 업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양산 출하하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 탑재를 위한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5월은 하반기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출시를 앞두고 HBM4 제조가 한창 진행돼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런데 노조는 사실상 차세대 핵심 제품의 생산 차질을 목적으로 파업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심지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노조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총파업 동안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며 파업 불참 직원을 해고 1순위로 삼겠다고 겁박까지 하고 있다. 파업 참여율을 높여 사 측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방법이 좋지 않다. 이런 방식은 인사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부당노동 행위다.
평균 연봉 국내 최상위인 삼성전자 '귀족' 노조의 억지 요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봉 5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포항철강공단 중소업체 근로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기업이 미래를 위해 재투자하는 재원까지 털어 자신의 주머니만 채우겠다는 것은 지나친 과욕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명분 없는 파업과 해고 겁박을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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