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유치장서 '라이브방송' 켠 韓 마약사범… “돈 안 받은 경찰이 없어”

최근 태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를 받아 체포된 한국인 남성이 호송차와 유치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방콕포스트 캡처

태국에서 체포된 한국인 마약사범이 호송차와 유치장에서 떡하니 '라이브 방송'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태국 경찰청 이민국은 한국인 용의자 A씨(44)가 구금 중 생중계를 할 수 있게 허용한 이민국 직원 2명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 남성 A씨는 마약 밀매 혐의로 지난 3일 태국 동부 촌부리주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비자에 허용된 기간보다 373일 초과해 불법 체류 중이었다.

파타야 법원은 그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하고 3000바트(약 12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한국 송환을 준비했다. 촌부리에 있는 방라뭉 경찰서에 수감된 그는 한국 송환에 앞서 방콕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로 이감됐다.

문제는 그가 이민국 수용소로 호송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그가 호송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스트리밍)을 켠 것이다. 이감된 유치장에서도 수 차례 라이브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용의자 신분인 것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유치장과 호송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함께 구금 중인 외국인과 팔씨름하는 모습 등이 그대로 온라인에 송출됐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파타야 해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탈출하고 싶은 유혹을 받고 있다는 등의 농담도 던졌다.

그는 자신이 “태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고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돈을 줄만큼 줬다. 내게 돈을 안 받은 경찰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송차와 유치장 안에서 버젓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민국 측은 “A씨를 담당한 경찰 2명에게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고, 징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수습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