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요구에 입 닫은 대통령실…“당정은 하나” 동문서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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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차담을 진행했지만, 대통령실은 회동 결과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대표 쪽은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요구 사항을 세세히 공개하며 답변은 "용산에 확인해보라"고 했으나, 대통령실은 끝내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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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간 차담을 진행했지만, 대통령실은 회동 결과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 대표 쪽은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요구 사항을 세세히 공개하며 답변은 “용산에 확인해보라”고 했으나, 대통령실은 끝내 침묵을 지켰다.
두 사람의 차담은 이날 오후 4시54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진행됐다. 81분이 지난 저녁 6시15분 대통령실은 면담 종료를 알렸고,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은 저녁 7시30분께 국회에서 면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박 실장은 브리핑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속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그리고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설명과 해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질문에 박 실장은 “대통령 답변을 (저희가) 말씀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 용산(대통령실)에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하지 않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1시간 20분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의견을 같이했다”고만 말했다.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전하지 않고 ‘야당에 맞서 당정이 하나가 됐다’며 사실상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대통령실 만찬 이후 한 대표의 요청으로 약 4주 만에 이뤄진 차담이지만, 한 대표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내용만 공개되고, 관심을 모은 윤 대통령의 반응은 비공개로 남은 것이다. 이를 두고선 한 대표의 요구를 하나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냐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지난 17일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한 3대 요구 사안을 제시했을 때부터 부정적인 기류를 보여왔다. 대통령실에선 ‘김건희 라인’의 실체가 불분명한 데다, 한 대표의 요구에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 역시 곧 설치될 제2부속실을 통해 공적으로 관리하면 된다는 기류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문제에서 단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불통의 면담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활동 자제가 아니라 피의자 김건희 여사에게 법 앞의 평등을 적용하라는 민의도 철저하게 거부당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무모한 선택을 했다”고 이날 면담을 평가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미 국민들께선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자정 능력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며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종합 특검법’ 처리에 동참함으로써 국민의 명령에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번 면담의 유일한 성과는 윤 대통령의 불통과 한 대표의 무능을 확인한 것 뿐”이라며 “더 이상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기대를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부질없는 희망은 버리고 특검을 통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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