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드라마 잔혹사' 깬 돌직구 오피스물, 5.5%에서 19.1% 신화로 막 내리다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방송가의 오랜 불문율이 완전히 무너졌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이 아닌, 경기장 뒤편에서 묵묵히 전쟁을 치르는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19.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3부 시청률이 20.8%까지 치솟았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22.1%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첫 회 5.5%라는 다소 평이한 성적으로 출발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역주행 신화'다. 자극적인 막장 요소나 흔한 러브라인 하나 없이 오직 탄탄한 스토리와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방송가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스토브리그'의 폭발적인 상승세 중심에는 신인 이신화 작가의 치밀하고 꼼꼼한 대본이 있었다. 실제 프로야구 비시즌 기간에 방영된 이 드라마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우리 팀 이야기 아니냐"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생생한 현실 고증으로 먼저 불이 붙었다.

여기에 '능력 있는 리더가 조직의 적폐와 싸우며 개혁해 나간다'는 오피스 드라마의 구조를 영리하게 이식하면서, 야구를 전혀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야알못)까지 화면 앞으로 끌어당겼다.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이 프랜차이즈 스타의 트레이드, 고질적인 파벌 싸움, 모기업의 해체 압박 등 수많은 위기를 데이터와 논리로 정면 돌파하는 과정은 매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 역시 흥행 견인차 역할을 했다. 주연을 맡은 남궁민은 냉철하면서도 본질을 꿰뚫는 백승수 단장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체 불가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와 대립각을 세운 재송그룹 상무 권경민 역의 오정세는 단순한 악역을 넘어 복합적인 인간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드림즈의 핵심 축이었던 이세영 운영팀장 역의 박은빈을 비롯해 조한선(임동규 역), 하도권(강두기 역), 채종협(유민호 역) 등 프런트와 선수 역할을 맡은 모든 주·조연 배우들이 실제 야구단에 존재하는 인물들처럼 살아 숨 쉬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해체 위기에 몰렸던 드림즈가 백승수 단장의 활약으로 PF소프트에 매각되며 팀을 지켜내는 모습이 담겼다. 프런트와 선수들의 고용 승계를 완벽하게 성사시킨 백 단장은 정작 자신은 남지 못하고 또 다른 종목의 단장으로 향하는 여운 넘치는 결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신선한 소재, 빈틈없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삼박자를 이루며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표본을 남긴 '스토브리그'는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인생작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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