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실내가 빠싹 말라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하고 피부는 당긴다. 입술은 트고 코 안까지 따갑다. 가습기를 켜야 하나 고민하지만, 청소도 귀찮고 세균 번식도 걱정이다. 하지만 가습기 없이도 집에 있는 것들로 충분히 습도를 올릴 수 있다. 전기도 안 들고, 세균 걱정도 적고, 관리도 간편하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다. 지금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천연 가습 방법 5가지를 알려드린다.
가습기 없이 실내 습도 올리는 현실적인 방법 5

젖은 수건과 빨래
천연 가습 중 효과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자기 전 머리맡이나 거실에 젖은 수건 2~3장을 걸어두면 된다. 클래식한 방법이지만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일반 찬물보다 따뜻한 물에 적셔 수건을 걸어두면 수분이 훨씬 빠르게 증발해 습도가 금방 올라간다. 온도가 높을수록 증발이 잘 일어나는 원리다.
더 오래 가습 효과를 유지하고 싶다면 모세관 현상을 활용한다. 수건 하단이 물이 담긴 대야에 살짝 잠기게 걸어둔다. 그러면 대야의 물이 수건을 타고 계속 올라와 밤새 수건이 마르지 않는다. 가습 효과가 지속되는 것이다. 빨래를 실내에 널어두는 것도 같은 효과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건조가 빨래 건조와 가습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일석이조다.
수경 재배 식물
식물은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수분을 배출하는 증산 작용을 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가습이 된다. 행운목, 개운죽, 스킨답서스 같은 식물은 물에 담가만 두어도 잘 자라는 수경 재배 식물이라 관리가 쉽고 가습 효과가 뛰어나다. 흙 없이 물만으로 키울 수 있어 청결하다.
아레카야자나 장미허브처럼 잎이 넓은 식물일수록 공기 중으로 내뿜는 수분량이 많다. 큰 화분 하나가 작은 가습기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단 수경 재배 용기나 물그릇은 물때가 끼기 쉽다. 2~3일에 한 번은 물을 갈아주고 용기를 깨끗이 닦아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솔방울과 숯
인테리어 효과와 가습 효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친환경 방법이다. 특히 솔방울은 자연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재미있다. 솔방울을 깨끗이 씻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두면 입을 꽉 다문다. 이를 쟁반에 담아두면 수분을 내뱉으며 서서히 입을 벌린다.
이 과정에서 가습이 된다. 다 마르면 다시 물에 담가 무한 재사용할 수 있다. 산에서 주워온 솔방울은 벌레가 있을 수 있다. 반드시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삶거나 깨끗이 세척한 뒤 사용해야 한다.
숯도 훌륭한 천연 가습기다. 숯을 깨끗이 씻어 투명한 그릇에 담고 물을 1/3 정도 채운다. 숯의 미세한 구멍들이 수분을 흡수해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공기 정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끓는 물과 분무기
실내가 너무 건조해 코가 따갑다면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바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주전자에 물을 끓여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뚜껑을 열어둔다. 즉시 습도가 상승한다. 요리할 때 발생하는 수증기도 훌륭한 가습원이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뚜껑을 살짝 열어두면 습도가 올라간다.
분무기에 깨끗한 물을 담아 공중에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일시적인 효과가 있다. 다만 가구에 직접 닿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공중에 흩뿌려야 한다. 커튼이나 벽에 직접 분무하는 건 피해야 한다.

곳곳에 물그릇 배치하기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예쁜 볼이나 넓은 그릇에 물을 담아 햇볕이 잘 드는 창가나 온기가 있는 가전제품 근처에 둔다. 온도가 높을수록 증발이 잘 일어나기 때문에 햇볕이나 난방 열기를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라디에이터 위, TV 근처, 창가 등이 효과적인 위치다.
넓은 그릇일수록 증발 면적이 넓어져 가습 효과가 크다. 작은 컵보다는 큰 대야나 볼을 사용하는 게 좋다. 물이 증발하면 계속 채워줘야 한다.
천연 가습 방법을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하면 습도가 너무 높아질 수 있다. 습도가 너무 높고 환기가 안 되면 벽지나 가구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하루 2번, 10분씩은 꼭 환기를 해줘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저녁 식사 후 한 번 창문을 활짝 열어 공기를 순환시킨다. 추워도 환기는 필수다.
적정 습도는 40~60% 사이다. 습도계가 있다면 확인하면서 조절하는 게 좋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가습 방법을 추가하고, 너무 높으면 줄인다. 겨울철 건조는 피부뿐 아니라 호흡기 건강에도 좋지 않다. 가습기 없이도 충분히 습도를 올릴 수 있다. 오늘 당장 젖은 수건 한 장 걸어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내일 아침 목이 한결 편안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