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지 마라’ 올 추석 대한민국 예방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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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의원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가 코앞이다.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 실명이 담긴블랙리스트가 등장하고 일부 의사단체는 병·의원의 추석 연휴 진료 거부를 부추기고 있다.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지난 설 연휴 대비 각 1.4, 2배로 늘리기로 했다.
부산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 병·의원 2303곳이 일정에 맞춰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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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에 시민 불편’ 납득 못한다
동네 병·의원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가 코앞이다. 평소 명절 연휴 기간에는 개원의 휴진으로 경증부터 중증환자까지 모두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는 의정갈등으로 평상시에도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요일을 포함 5일간의 긴 추석 연휴에 병원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될지 걱정이 앞선다. 응급실을 지키는 의료진 실명이 담긴블랙리스트가 등장하고 일부 의사단체는 병·의원의 추석 연휴 진료 거부를 부추기고 있다.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하는 커뮤니티사이트에는 “매일 천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네” “추석 의료 공백이 현실화돼야 한다”는 등의 국민 비하글이 올라왔다. 이런 발언은 의료 파업 명분의 정당성을 의심하게 한다.
명절에 아플 경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명절에 아프지 마라” “밤에 아프지 마라”는 말이 유행하겠는가. 의사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교통사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거리 운전을 삼가고, 목에 가시가 박힐 수 있으니 생선전을 멀리하라고 했다. 또 벌에 쏘일 수 있으므로 벌초도 자제하라고 했다. 응급실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의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가 모여 즐거워야 할 명절에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는 11일부터 2주간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심정지·뇌출혈 등 중증·응급 환자를 담당하는 ‘거점지역 응급의료센터’를 전국 15곳에 지정한다. 연휴에 문 여는 병·의원 진찰료와 약국 조제료 수가 가산율을 기존 30%에서 50%로 대폭 높인다. 부산시도 응급의료 체계를 강화하기로 하고 의료기관에 시 재난관리기금 92억 원을 긴급지원하기로 했다. 29개 응급의료기관에 전담 책임관을 지정해 24시간 비상진료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를 모니터링한다.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지난 설 연휴 대비 각 1.4,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추석 연휴 응급 의료 대책을 세웠다고 하나 국민 불안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면 진료비의 90%를 부담하도록 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추석 연휴 밤에 아프면 찾아갈 곳이 응급실밖에 없다. 부산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 병·의원 2303곳이 일정에 맞춰 문을 연다. 하지만 추석 당일에는 41곳만이 환자를 받는다. 추석 당일 응급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최선인 셈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추석 연휴 의료 위기를 막아야 하겠다. 또 경증 환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연휴기간 문을 여는 병·의원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고 시민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마땅하다. 추석 연휴 전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해 의정갈등 해결의 물꼬를 튼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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