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순천 살해범’ 박대성, 반사회적 판타지…절대 심신미약 상태 아냐”

“범행 후 웃는 표정…목표 달성 만족감 느끼는 웃음”
“형량 협상 안 되도록 해야”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순천 10대 여고생 살해범인 박대성과 관련해 "반사회적 판타지가 있었던 것 같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또한 박대성의 범행 행적 등을 볼 때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며 엄한 처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2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존에도 무차별 살인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살인사건의 전형에서도 좀 벗어난 부분이 있기에 해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대성에 대해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범행 후 약간 한숨 돌릴 때 웃는 그 표정 때문"이라며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반사회적 판타지를 달성했기 때문에 박대성이 신발도 버리고 칼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주 후 술집으로 걸어갔다"며 "맨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이 사람의 캐릭터가 '제지'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해방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대성이 경찰에게 한 얘기가 더 끔찍하다"며 "'아마 내가 범인인 것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술을 마셔서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 얘기를 하는 것은 그 전에도 술을 먹고 면책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박대성이 '나는 절대 사형 같은 건 선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박대성이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고 했지만, 마신 소주병 숫자(4병)를 정확하게 말한 점과 범행 반대 방향으로 굉장히 합리적으로 도주한 점, 범행 후 일정 기간 여유롭게 움직인 점 등을 볼 때 심신미약 상태는 절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러한 범행은 엄벌이 필요한데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묻지마 살인) 류의 범행은 형량 협상이 안 되도록 제발 만들어 달라"고도 호소했다.

끝으로 "선량한 사람을 흉기 난동으로 목숨을 잃게 만들면 이 사회는 다시는 발을 들일 수 없다는 확신을 온 국민에게 줄 수 있어야 사법적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44분경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10대 여고생 A양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살인)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전남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박대성의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을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30일 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