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논란이 건드린 5·18의 상처
광주 시민사회·오월단체 반발 확산
"국가폭력 상징 가볍게 소비" 비판
극우 커뮤니티 반응 속 2차 가해 논란도
'탱크' 같은 군사적 표현은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마케팅 문구로 소비될 수 있지만, 오월 가족들에게는 1980년 5월 국가폭력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에 가깝다.
광주CBS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왜 광주가 일부 표현과 상징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46년이 지난 지금도 왜 오월이 현재형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지를 역사·기억·트라우마의 관점에서 짚어본다. 21일은 첫 순서로 '스타벅스' 논란이 건드린 5·18의 상처를 들여다본다.

| ▶ 글 싣는 순서 |
| ①스타벅스 논란이 건드린 5·18의 상처 (계속) |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와 맞물리며 확산하고 있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와 오월 단체들은 릴레이 시위와 기자회견, 전국 연대 행동까지 예고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마케팅 논란을 넘어 국가폭력의 상징과 역사적 기억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소비하고 존중해야 하는가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1980년의 탱크, 여전히 현재형인 기억

1980년 5월 광주 금남로를 가로지르던 탱크와 장갑차는 단순한 군사 장비가 아니었다. 시민들에게 그것은 국가폭력의 공포이자 민주주의를 억압하기 위해 동원된 폭력의 상징이었다.
46년이 지난 지금도 광주에서 '탱크'라는 단어가 가벼운 상업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사회는 이번 논란을 단순한 제품명이나 이벤트 명칭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탱크'와 '장갑차' 같은 군사적 표현 자체가 광주 공동체에는 여전히 1980년 5월의 기억과 연결된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계엄군은 전차와 장갑차, 무장 헬기 등을 투입해 광주 도심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총구와 궤도 소리 속에서 거리로 나섰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지역사회에 집단적 상처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종합보고서에도 당시 광주에 투입된 전차와 장갑차 운용 기록이 담겨 있다.
실제 5·18 생존자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군홧발 소리나 헬기 소음, 장갑차 관련 표현만으로 당시 상황이 떠오른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재혁 5·18유공자회장은 "탱크라는 것은 1980년 당시 도심을 밀고 들어와 시민들을 짓밟았던 상징적인 존재"라며 "군 버스만 지나가거나 군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모습만 봐도 그때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46년 동안 겨우 치유해온 상처인데 '탱크'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그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며 "많은 유공자들이 끔찍했다고 말하고 다시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탱크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5·18 당시 시민들을 향해 진군했던 국가폭력의 상징이다"며 "이번 논란이 5·18을 조롱하고 왜곡하는 것처럼 느껴져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실수인가"…왜곡·2차 가해 우려 확산
문제는 논란이 일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또 다른 조롱과 2차 가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두환과 계엄군, 5·18 당시 국가폭력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거나 희화화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반응이 5·18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고 왜곡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지난 46년간 상처를 안고 살아온 시민들에게 당시의 공포를 다시 떠올리게 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폭력의 상징을 기업 마케팅에 활용한 것 자체가 용납되기 어렵다"며 "이번 논란은 5·18 당사자들뿐 아니라 오랜 시간 상처를 안고 살아온 시민들의 마음까지 다시 건드린 사건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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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한영 기자 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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