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커]
불경기가 길어지면서 빈 땅을 무료 주차장으로 써달라는 신청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건축비 감당이 어려운 땅 주인들이 지자체에 주차장 이용을 신청하고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 건데요.
주차난에 시달리는 주민과 상인들의 반응도 좋다고 합니다.
유영재 기자
[리포트]
울산 신도시의 한 야외 주차장.
쉴 새 없이 차량들이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합니다.
이곳에는 주차선만 보일 뿐, 주차 요금을 받는 사람도, 차량 차단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사유지 개방 무료주차장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잡초투성이에, 쓰레기 무단 투기가 심각한 곳이었는데,
소유주가 지자체가 활용하도록 땅을 내놓으면서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곳이 됐습니다.
[이진환 / 인근 식당 운영]
"그냥 풀밭이었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차들도 많이 대고 길거리에 도로에 불법 주차하는 차들도 많이 줄어들고 해서 좋은 거 같아요."
토지 소유자가 땅을 내놓는 이유는 불경기에 건축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2년 이상 지자체에 위탁하면 재산세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주차장 활용을 위해 정비 공사를 해주기 때문에 땅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고, 빈 땅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토지 소유자]
"(부지) 관리를 못했어요. 그러니까 풀도 많이 나고 쓰레기도 버리고 하시더라고요. 울주군에서 그렇게 정비를 하시니까 또 관리를 해주시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죠."
실제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이 20년 넘게 지속되는 동안 조성된 주자창은 120여 곳에 그쳤는데,
올해 조성됐거나 조성 예정인 주차장만 26곳이 될 정도로 신청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서동환 / 울주군 교통시설팀장]
"울주군 구시가지의 단독 주택 및 원룸 등에 충분한 주차면을 확보하여 시민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방치하지 않고 땅 주인도 지역 주민들도 모두 만족하는 슬기로운 빈 땅 활용이 늘고 있습니다.
울산MBC 유영재 기자 (plus@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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