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억6천만원 넣었는데 월 500만원 벌어요" 고령층이 선택한 창업 열풍

조회 277,5272025. 3. 25.

불경기 속 고령층의 새로운 창업 대안으로 떠오른 개인택시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창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6070 고령층 사이에서 개인택시가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택시 면허를 양수한 65세 이상 고령자가 1375명에서 1621명으로 늘어, 최근 4년 사이 17.8% 증가했다. 전체 양수자 대비 비중도 2021년 14.1%에서 15.7%로 1.6%포인트 상승했다.

개인택시 창업의 장점, 투자금 회수 가능성

개인택시가 고령층에게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식당 등 다른 업종과 초기 투자금은 비슷하지만, 택시는 면허를 시장에서 되팔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번호판)는 현재 1억2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차량 구매 비용까지 고려하면 개인택시 창업에 약 1억6000만원이 든다. 반면 유명 치킨 브랜드 창업 시 인테리어 비용만 1억원 이상이 들고, 점포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도 상당하다.

고령층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유연한 근무 환경

개인택시는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고령층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60대 개인택시기사 권모씨는 "제약회사에서 정년퇴직한 후 지난해 말 택시면허를 양수받았다"며 "원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어 비교적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2년 말 3부제(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제도)가 해제되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게 된 점도 고령층의 개인택시 진입을 촉진했다.

개인택시 수익성과 노후 대비 수단으로서의 가치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할 경우, 고정비(유류비, 보험료, 공제조합비)를 제외한 월 순수익은 평균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야간 중심으로 운행할 경우 400만~500만원까지 가능하며, 강남이나 여의도 등 특정 지역 집중 운행 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처럼 개인택시는 단순한 생계형 수단을 넘어 은퇴 이후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는 고령층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개인택시 시장의 고령화 가속 요인

최근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고령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지난 1월 9000만원대에서 현재 1억1100만원으로 약 20% 상승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면허 양수 유효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면서 자금 마련에 시간이 필요한 40~50대보다 퇴직금 등 목돈을 보유한 60대 이상이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고령 택시기사 증가에 따른 사회적 우려

개인택시의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운전면허소지자 비율(12%)에 비해 사고를 낼 확률(20%)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의 '2022년 연령층별 교통사고' 현황에서도 65세 이상 사고(3만4652건)는 50대(4만4581건) 다음으로 많았으며, 사망사고(735건)는 고령운전자가 유발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일부 승객들은 불안과 불편함을 이유로 고령 택시기사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택시 창업, 노후 설계의 새로운 대안

개인택시는 영업수단보다는 '노후 대비용'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2008년 말 평균 55세였던 서울개인택시 운전자의 나이는 2011년 3월 말 기준 57세로 높아졌으며, 65세 이상 개인택시 사업자는 약 1만 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했다. 현재는 전국 택시기사 23만5976명 중 만 65세 이상의 비율이 45%(10만7371명)에 이르며, 2019년(8만2978명)과 비교하면 29% 넘게 증가했다. 최고령은 개인택시 92세, 법인택시 87세로 조사됐다.

향후 전망

불경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택시는 고령층의 창업 아이템으로서 당분간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퇴직 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근무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택시면허의 투자 가치도 상승하면서 창업과 투자의 성격을 함께 가진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고령 운전자의 안전 문제와 서비스 품질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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