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개입' 폭로 구상?…김종인 "내가 막았다"
지난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정황을 손에 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이를 폭로하는 방안을 개혁신당과 함께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시 개혁신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나는 절대로 그건 안 된다고 얘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김영선 전 의원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지만, 전직 의원에게는 절대 비례대표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게 본인의 철칙이었다는 것.
다만 당 차원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고, 2022년 재보궐 선거 때도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증언까지 최근 추가 보도되면서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종인 "비례 3번? 상대도 안 해버렸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영선 (전) 의원이 처음에는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그랬다가 나중에는 3번 달라? 그건 거론할 가치가 없으니까 난 상대도 안 해버렸다"며 "내가 그 문제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선 전 의원이 폭로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개혁신당은 김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앞 번호를 내어준다는 식의 구상이 양자 간 논의에서 한때 의견 일치를 봤다는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김영선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 4명이 지난 2월 29일 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 '칠불사'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가 김종인 전 위원장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김종인 전 위원장은 "그때 사실 개혁신당에 있는 의원들도 자기네들도 비례 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나는 '전직 의원은 절대로 비례에 들어올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영선 (전) 의원이 우리 집을 또 많이 찾아왔던 것 같다. 우리 집사람(배우자 김미경 교수)도 전혀 만나주지 않다가 하루는 출근길에 마주치게 돼서 할 수 없이 만났다더라"고 했다.
이어 "우리 집사람이 뭐라고 그랬냐면 '당신이 개혁신당의 비례가 되면 개혁신당은 망한다. 그러니까 그 말(비례대표)은 끄집어내지도 말아라'라고 하고 보내버렸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당시 개혁신당 의원(21대)이 네 사람이었다. 그런데 의원이 다섯 명이 돼야 선관위에서 선거보조금으로 26억원인가 받는다고 생각하니까 개혁신당 쪽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이준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주변에 얘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이 완결성이 없을 뿐더러 대중적 논란이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보선 때도 공천개입? 명태균 녹취 공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국민의힘 인사들과 인연이 깊었던 명태균씨가 자신의 지인들과 나눴던 통화 녹취 음성파일을 그 근거로 들었다.
공개된 음성에 따르면 명태균씨는 지인에게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윤상현 (공관위원장)이…끝났어"라고 말했다.
명태균씨 자신이 윤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약속 받았다는 취지다. 명씨 말대로 그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은 경남 창원의창 재보궐선거에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아 결국 당선됐다.
그러나 1년 뒤 22대 총선에서는 김종양 현 의원에게 밀려 낙천했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지역구를 김해로 옮기라'고 주문을 받았다는 의혹에 최근 휩싸인 상황. 다만 스모킹건으로 예고됐던 김건희-김영선 간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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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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