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1위 강남, 지하도시까지 만든다고?

이 사진을 보라. 2023년 강남 언주역 앞에 발생한 싱크홀의 모습.

지난 10년 간 서울에선 무려 234건의 싱크홀이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강남3구에서만 58건이 발견됐다.최근엔 강남3구의 도로 아래 빈 공간이 110개나 된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까지 나온 상황.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동네인 강남이 오히려 싱크홀 취약 지역 1위가 된 거다. 이거 참 무서워서 집 밖에 나갈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유튜브 댓글로 “강남에 싱크홀이 왜 이렇게 많은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분별한 공사 탓이 크다.강남 자체가 지반이 취약한데, 비싼 땅값을 기반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공사가 이어지니 버틸수가 없는 것. 싱크홀과 강남 집값 사이의 상관관계도 궁금한데, 그건 영상을 끝까지 보면 알 수 있다.

왱구님들 다들 똑똑하시지만 다시 한번만 짚고 가자. 싱크홀은 보통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빈 공간이 생기고, 윗 공간의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다.

근데 강남 지역의 경우 지하철, 주자창, 쇼핑몰 등 대규모 지하 공사를 수십년간 이어오면서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퍼낸게 화근이 됐다.

지반 밑의 상황을 고려해 좀 선을 지키면서 공사를 해야 하는데, 무분별한 개발이 계속되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겼다는 말.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지하 수위가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공사하는 건 좋은데 물을 다 빼버렸다 이거죠. 지하수위를 변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애초부터 강남의 취약한 지반도 문제다. 한강 유역인 강남 지역은 입자 크기가 작고 무른 흙으로 이루어진 연약한 지반을 딛고 있는 구조다.심지어 잠실은 모래와 자갈로 이뤄진 매립지라 더욱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김두일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옛날에 강남은 한강이 흘렀던 그런 땅이기 때문에 거기가 모래라든가 이런 좀 싱크홀에 취약한 그런 지형들이었죠.

특히 강남은 상습 침수 지역이기도 하다. 토사 유출 등으로 인해 싱크홀에 더 취약하다. 최근엔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가 더욱 빈번해 지면서 여름철 싱크홀 발생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

그런데도 서울시는 싱크홀의 원인으로 주로 노후 하수관을 지목하고 있다.지하에 설치된 하수관이 오래돼서 어쩔 수 없다는 식.

근데 과도한 지하공사 얘기는 쏙 빼고 하수관 얘기만 하는 건 책임 회피라는 지적도 많다. 공사로 하수관이 손상되는 부분도 얘기해야 한다는 거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그건 결과지 (싱크홀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하수도는 그 연결 부분이 취약하다고. 그 밑에가 비면, 가라앉다 보니 조인트 부분이 새서 물이 나오고, 모든 문제가 발생하고 그러는 거거든요. 하수관 늙어서 그렇다,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그러면.

결국 싱크홀을 막으려면 무분별한 지하 공사를 줄여 나가야 한다.근데 기업이나 서울시나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진짜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 현재 강남 일대에서는 잠실야구장 약 30배 크기의 ‘지하도시’가 건설 중이다.정식명칭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으로, 코엑스와 삼성역 사이 1㎞ 구간 지하에 약 42만5000㎡ 규모, 53m 깊이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10년째 공사 중인 그 유명한 현대차 GBC와 엮어서 진행 중인데, 지하공간으로 따지면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이미 싱크홀 밭이 되어버린 강남의 지하를 또 파고든다는 건데, 이거 진짜 괜찮은가? 전문가들도 우려하고 있다.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싱크홀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싱크홀은 치솟는 강남 집값에 영향을 줄까?

서울시는 지난달 자체적으로 싱크홀 위험 지역 지도를 만들어놓고 집값 영향을 우려하며 비공개 처리해 논란을 낳기도.

근데 한 대학 논문에 따르면 싱크홀이 아파트 가격 변동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고 한다.

직접 강남 부동산 업소에 전화까지 해봤는데, 답변은 비슷했다.

이미 지하에 구멍이 숭숭 뚫렸고, 앞으로도 더 큰 구멍이 뚫릴 것 같은 강남. 말만 들어도 위험해 보이는데 널뛰는 집값은 그대로라니. 가히 동방불패를 넘어서는 강남불패 신화다.

근데 곧 여름이고, 장마철이 되면 싱크홀 공포가 더 커질 것 같은데 서울시와 강남3구청이 미리미리 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