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먹어도 된다… 암 환자 음식에 얽힌 '흔한 오해'

먹어도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
밀가루를 도마에 흩뿌리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식사는 늘 고민거리다. 주변에서 “그거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실제로 어떤 음식이 금지 대상인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국립암센터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암환자, 이런 음식 먹어도 될까요? 명쾌하게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국립암센터 임상영양팀은 “식사 중단보다 균형 있는 조절이 훨씬 안전하다”며 실제 상담 사례를 토대로 식품별 섭취 기준을 설명했다. 암 진단 직후 보통 금식을 선택하지만, 실제로는 영양 결핍보다 불균형이 더욱 문제다. 음식 자체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고, 조리 방법과 섭취량이 몸 상태를 좌우한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피하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다. 불안감에 흔들리기보다 기준을 세워 식단을 관리하면, 치료 중에도 체력을 지킬 수 있다.

가공육·튀김류는 피해야… 살코기는 섭취 가능

붉은 고기가 진열돼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암 치료 중 단백질 섭취를 끊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고기는 단백질과 철분의 공급원으로, 회복기 체력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제공한다. 다만, 모든 고기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줄여야 할 것은 가공육이다. 햄, 소시지, 베이컨 등에는 보존료와 질산염이 포함돼 있으며, 이 성분들은 조리 과정에서 발암성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세계암연구기금(WCRF) 가이드라인에서도 가공육은 가능하면 피하라고 명시돼 있다.

반면, 살코기 형태의 붉은 고기는 일주일에 350~500g 이내라면 섭취가 허용된다. 지방이 많은 부위를 제외하고, 기름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찜, 삶기, 오븐구이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튀김류는 고온에서 포화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 1회 이하로 제한하는 편이 안전하다.

밀가루보다 ‘과한 탄수화물’이 문제

밀가루가 암을 유발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밀가루 자체가 아니라, 지나치게 가공된 탄수화물이다. 정제 밀가루로 만든 케이크, 과자, 달콤한 빵은 혈당을 급격히 높여 체내 대사 균형을 흐트러뜨린다.

영양팀은 “밀가루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덜 단 음식을 선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수나 빵을 먹을 때도 통밀이나 귀리 가루가 섞인 제품을 고르면 부담이 줄어든다.

탄수화물 자체는 신체 에너지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다. 끊기보다는 조리 방법에 신경 써야 한다. 가급적 튀기지 않고 삶은 면, 당분이 적은 곡물빵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설탕·디저트류는 ‘가끔’ 섭취 가능

쿠키 한 조각이 접시 위에 놓여져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암 치료 중 설탕 섭취는 대부분의 환자가 불안해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소량의 설탕은 조리 시 사용해도 무방하다. 양념장에 들어가는 정도의 설탕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다.

문제는 디저트류와 액상과당이다. 음료, 캔 커피, 젤리 등 가공 당이 많은 식품은 에너지 섭취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국립암센터 측은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기본적으로 피하되, 기분 전환용으로 가끔 소량 섭취하는 건 괜찮다”고 조언했다.

특히 식욕이 떨어진 환자라면, 단맛이 입맛을 돋울 수 있어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소량 섭취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

견과류는 한 줌 정도만

견과류 한 줌을 들고 있는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견과류는 지방이 많다는 이유로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암 발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보고됐다. 하루 한 줌(약 25g) 정도는 체력 유지와 영양 보충에 도움이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잘못 보관된 견과류는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그중 일부에서는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성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물질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장기간 보관한 견과류는 색과 냄새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냉장 보관하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커피·우유, 끊을 이유 없다

아이스 커피를 들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커피는 암 환자에게 금기라는 인식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2016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커피를 발암 가능 물질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후 여러 연구에서 간, 자궁내막, 전립선 관련 질환의 위험도를 낮추는 결과도 보고됐다.

하루 1~2잔 정도의 커피는 문제없으며, 위장이 민감한 사람은 디카페인으로 대체하면 된다. 단, 공복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우유 역시 오해가 많다. 일부에서는 IGF-1 성분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우유 속 함량은 극히 적고 소화 과정에서 대부분 분해된다. 오히려 우유에는 체력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 칼슘, 비타민 D가 들어 있다. 다만, 포화지방이 걱정된다면 무지방 또는 저지방 제품을 고르면 된다.

헬스코어데일리 4컷 만화.

암 치료 중 금지 음식에 대한 공포는 대부분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다. 식단 조절의 목표는 금식이 아니라 균형이다. 모든 식품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한 가지만 과도하게 제한하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인 몸 상태와 치료 단계에 맞는 식단 조절이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새로운 식품을 시도하기 전에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 해당 글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전문적인 의료 소견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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