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그대론데, 금리 급등에 돈줄 마른다?”…이런 뉴스 왜 나오나 [뉴스 쉽게보기]

사실 최근 몇 달간 빠르게 오른 금리는 ‘국고채 금리’예요. 오늘의 디깅에서는 최근 들어 뉴스에서 부쩍 자주 만나게 되는 국고채 금리 이야기를 다뤄 봤어요. 당장은 개인적인 소비나 투자와 크게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알면 알수록 쓸모 있는 ‘채권’ 관련 상식도 함께 정리해 볼게요.
디그에선 여러 차례 다뤘지만, 오늘은 완전히 ‘국채 금리’가 주제니까 개념부터 한번 정리해 볼게요. 채권은 돈을 빌려줄 때 쓰는 일종의 ‘차용증’으로 볼 수 있어요. 국채란 한 나라의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죠. 채권에는 차용증처럼 이자를 언제 얼마나 지급할지, 원금은 언제 갚을지, 몇 년 동안 빌려줄지 등을 정해서 명시해요. 채권을 산 사람은 채권 발행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 약속대로 이자와 원금을 받을 권리를 갖게 돼요.
사실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도 자연스럽게 ‘채권’이 생겨나요. 만약 한 달마다 이자를 갚다가 5년 후 원금을 모두 상환하는 신용대출을 연 5% 금리로 받았다면 ‘만기 5년, 이자 상환 주기 1개월, 연 금리 5%’인 ‘개인 신용대출 채권’이 생겨나는 거예요.
앞서 언급했듯 채권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돈을 빌리는 대부분의 경제 주체가 발행해요. 국가가 나라 살림에 쓰려고 돈을 빌릴 땐 ‘국채’가 발행되는 거고, 회사가 돈을 빌릴 땐 ‘회사채’를 발행하죠. 건실한 국가나 이름있는 대기업이 돈을 빌릴 땐 신용도가 높으니까 비교적 낮은 금리의 채권이 발행돼요. 신용도가 낮은 나라나 기업에는 사람들이 돈을 잘 빌려주려 하지 않을 테니, 신용도 낮은 채권은 비교적 고금리일 수밖에 없어요.

금리 인하가 당연한 일이 아니며, 앞으로 경제 상황에 따라 심지어는 ‘방향 전환(금리 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였으니까요. ‘아,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리지 않겠구나’라고 충분히 생각할 만했겠죠. 이후 국고채 금리는 약 1달 반 동안 완연한 오름세를 보였어요. 이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바뀐 흐름은 계속됐어요.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에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발생해요. 우선 예상치 못한 국채 금리 급등에 따라 다른 채권 금리들이 오르면서, 전체적인 금리 인상이 일어나요. 한 국가의 정부는 신용도가 아주 높은 채권 발행자잖아요. 이런 정부가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가 늘었으니, 기업들이나 가계가 부담하는 이자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기업들은 이런 변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어요.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 입장에선 돈줄이 마르는 셈이에요. 조만간 회사채를 발행하려 했던 몇몇 대기업들은 갑자기 늘어난 이자 부담에 회사채 발행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어요. 2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시기를 내년 1분기로 미룬 SK텔레콤이 대표적이에요. 중소기업은 당연히 더 어려운 시기겠죠. 회사채를 예정대로 발행하되,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발행 규모를 축소한 곳도 많다고 해요.

최근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는데요. 정부가 돈을 빌릴 때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이자율이 높아졌다는 뜻이에요. 예전보다 더 높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기존에 발행했던 채권들의 금리는 어떨까요? 함께 금리가 올라갈까요? 아니에요. 이미 몇 년 동안 몇 퍼센트의 이자율을 적용하기로 약속을 했잖아요. 이건 그대로예요. 다만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는 거죠.
대신 기존에 발행한 채권들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하락해요. 당연한 결과예요. 채권을 거래하는 건 약정한 이자를 받을 권리를 주고받는 행위인데, 투자자들 입장에선 새로 발행되는 ‘높은 금리의 채권’을 사려고 할 테니까요. 이자율 3%짜리 채권이 새로 발행되는 판에 금리가 2%인 채권을 제값 주고 사려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요. 정확히는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하락한다는 뜻이고요.
다시 최근 일어난 국고채 금리 급등 현상으로 돌아와 볼게요. 채권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급등으로 큰 손실을 봤어요. 새로 발행하는 채권들의 금리가 올랐으니,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던 채권 가격은 급락했어요. 특히 업종 특성상 채권을 다량 보유하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의 손해가 컸다고 해요. 반대로 올해 중순까지 이어진 금리 인하기에는 이익을 보긴 했겠지만요.
일단 한국은행은 단기적인 국고채 금리 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국고채를 단순 매입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달 9일 1조 5000억원 규모 국고채를 사들여 금리 인하를 유도했죠. 한은이 이런 방식으로 국고채를 사들인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에요.
오르내리는 움직임에 우리가 항상 주목하는 ‘기준금리’처럼, 국고채 금리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금리예요. 짧은 기간에 급등하며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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