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더 모을걸”... 퇴직 앞둔 50대, 연금저축 평균 적립액은

이경은 기자 2024. 10. 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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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직장인 1500명 설문
연금 통장에 나타난 노후 준비 격차
[왕개미연구소]

“나이 들어 고생 안 하려면 연금저축에 얼마씩 넣어야 할까요?” “신입사원 때부터 연금저축에 꾸준히 넣었는데, 오십 넘으니 정말 든든하네요.” “저희 부부는 월세 받는 상가가 있어서 (임대소득이 있을 테니) 연금저축은 가입하지 않았는데 괜찮을까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괜히 더 생각나는 연말정산.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에서 절세하면서 노후도 대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는 ‘연금저축’이 꼽힌다. 연 6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서 본인 소득에 따라 79만2000~99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보험사에서는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에서는 ‘연금저축펀드’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된다(은행 연금저축신탁은 신규가입 불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규 가입자 10명 중 9명은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를 선택하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그렇다면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직장인들은 연금저축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나의 노후 준비 통장이 평균보다 나은지 부족한지도 궁금하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지난해 말 30~59세 직장인 1500명(2년 이상 재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가구의 연금저축 적립액 평균은 3295만원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816만원, 40대가 3347만원, 50대는 4444만원으로, 퇴직 시점이 다가올수록 적립액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금저축은 배우자 유무에 따라 적립액에 차이가 났다. 일반적으로 싱글 직장인은 혼자 살기 때문에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들보다 더 철저히 노후에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이번 설문에선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연금저축 적립액의 경우, 배우자가 있을 때의 적립액이 3651만원으로, 싱글(2288만원)인 경우보다 1.5배 가량 더 많았다.

강은영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결혼한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저축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등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혼 상태가 가구의 재정 계획과 노후 준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싱글 직장인은 생활비와 같은 단기적인 재정 문제에 집중해서 연금 같은 장기적 준비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1000만원 vs 0원... 극심한 연금 격차

직장인들은 연금저축에 1년에 얼마씩 붓고 있을까. 설문 결과를 보면 평균 납입액은 연 465만원이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격차가 컸다. 연간 납입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17.1%에 달했다. 또 응답자 5명 중 1명은 연금저축에 넣는 돈이 ‘0원’이었다. 연금저축 무가입자 중엔 싱글 남성 직장인 비율(27.6%)이 가장 높았다.

강은영 연구위원은 “연금저축에 연 100만~500만원 가량 넣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32%)이 가장 높았지만, 1000만원 이상 납입한다는 응답 비율도 15%에 달했다”면서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한도가 연 600만원이지만 1년에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는 제도적 이점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소득 직장인의 경우 연금저축에서 투자하면 수익이 아무리 커도 금융소득종합과세(이자·배당소득 2000만원 초과)에서도 제외되고 건강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어 유리하다.

참고로 싱글 남녀 중에선 여성의 노후 준비가 더 탄탄했다. 싱글 여성의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 366만원으로, 싱글남성(연 311만원)보다 많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100세까지 산다면 10억 필요”

직장인들은 은퇴 이후 생활비로 얼마를 예상하고 있을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조사에서는 가구 기준으로 월 평균 297만원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령대별로는 30대 290만원, 40대 299만원, 50대 301만원이었다.

은퇴 후 필요한 노후 자금은 예상 노후 생활비와 은퇴 연령, 평균 수명 등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서 계산한다. 설문 결과에 나온 적정 생활비와 희망 은퇴 연령 등으로 필요한 노후 자산을 계산해 봤더니, 직장인 가구는 약 6억5881만원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 7억538만원, 40대 6억5912만원, 50대는 6억1882만원이 필요했다. 30대의 필요 노후자산이 더 많은 이유는, 30대가 희망하는 은퇴 연령이 59.1세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빨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평균 수명을 100세로 설정한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강은영 연구의원은 “노후 자금은 예상보다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적게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희망 노후 생활비인 월 297만원을 기준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1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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