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코앞이라 농약도 못 뿌린다”…벼멸구 피해 전국 확산

장재혁 기자 2024. 9. 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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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부터 벼가 누렇게 마르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이 퍼졌어요. 수확이 2~3주 밖에 남지 않아 적극적으로 방제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19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 일대 들녁에선 수확을 코앞에 두고 누렇게 말라버린 벼를 보고 농민들이 한숨을 쉬고 있었다.

수확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9월 중순이지만 낮 최고기온이 35℃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벼멸구 피해가 확산된 것이다.

전남지역에서 벼멸구 발생이 급증하면서 수확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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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2~3주 전이라 방제 쉽지 않아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 일대 들녁에서 벼멸구가 발생해 벼가 누렇게 말랐다.
선찬규씨가 누렇게 말라서 주저앉은 벼를 보고 한숨을 쉬고 있다.

“일주일 전부터 벼가 누렇게 마르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 없이 퍼졌어요. 수확이 2~3주 밖에 남지 않아 적극적으로 방제를 하기도 어렵습니다.”

19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 일대 들녁에선 수확을 코앞에 두고 누렇게 말라버린 벼를 보고 농민들이 한숨을 쉬고 있었다. 수확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9월 중순이지만 낮 최고기온이 35℃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벼멸구 피해가 확산된 것이다. 

60년 넘게 쌀농사를 짓고 있는 선찬규씨(81)는 “이렇게 심한 벼멸구 피해는 처음”이라며 “피해를 입은 논은 벼가 절반 가까이 누렇게 변하고 주저 앉아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남지역에서 벼멸구 발생이 급증하면서 수확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전남 지역 전체 벼 재배면적 14만7715㏊ 가운데 7.3%에 달하는 1만776㏊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벼멸구 피해 면적 175㏊보다 61배가량 많고, 최근 5년간 평균 벼멸구 피해 면적 3876㏊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피해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보성군이 3182㏊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장흥군(1734㏊), 화순군(1318㏊), 해남군(1146㏊) 순으로 피해가 컸다.

원인은 이례적인 가을 폭염으로 추정된다. 벼멸구는 6~7월 중국에서 유입돼 벼 포기 아래에 서식하고, 벼 출수 이후(8~9월) 볏대의 중간 부분에서 즙액을 먹어 고사시켜 수확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준다. 

도 농기원 관계자는 “올해는 계속되는 고온으로 해충의 세대교체 주기가 4일 정도 단축되면서 다량으로 증식했고, 추석 연휴에도 고온이 지속되면서 소멸하지 않고 피해가 확산됐다”며 “수확시기까지 피해면적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남도는 농기원, 전남농협본부와 공동으로 농약의 안정적 공급, 방제 지도, 약제 구입비 지원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22일까지를 긴급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벼멸구 방제비 32억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수확기를 앞두고 있어 방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벼대 아래부분에 약제를 살포해야 하는데 항공방제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잔류농약 검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수확을 2주 정도 앞두고는 잔류농약 검출 우려 때문에 약제를 치지 않는다”며 “20일부터 비까지 오기 시작해 작업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은 방제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쌀유통센터를 운영하는 북부농협의 채희정 조합장은 “화학성분이 없는 친환경 약제의 경우 방제 효과가 약한 편인데 고령의 농가들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추가 방제 작업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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