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녹화 106개” 정형돈, 쌍둥이 딸 위해 몸 혹사→불안장애(금쪽상담소)[어제TV]

이하나 2024. 9. 27.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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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뉴스엔 이하나 기자]

정형돈이 가족을 위한 책임감에 몸을 혹사시켰던 순간을 떠올렸다.

9월 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정형돈이 불안 장애가 생긴 이유를 공개했다.

이윤지에 이어 의뢰인으로 나선 정형돈은 친분이 두터운 박성광과 고민을 털어놨다. 앞서 불안 장애 등 건강 문제로 방송을 두 번 쉬었던 정형돈은 박성광에게 “오롯이 재충전을 하는 시간은 아니었다. 컨디션이 왔다 갔다 하는데 할 수 있다는 자신도 없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정형돈은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갈 때, 약속 시간에 늦어서 뛰어 가는데 나를 알아보고 후드티 목을 잡았다. 남포동 거리에서 길바닥에 넘어진 적이 있다. 아이들 어릴 때 돌이 안 됐을 때 안고 어느 결혼식을 갔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어머, 형돈 씨 애’라고 하면서 뺏어서 안아 가는 거다. 알고 보면 앞뒤로 그런 일이 계속 쌓였던 거다”라고 자신이 겪었던 대중의 무례한 행동을 폭로했다.

정형돈은 ‘무한도전’ 멤버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그에 따른 고충도 컸다. 정형돈은 “방송인으로서 황금기 때, 딱 한 번 온다는 전성기 때 고꾸라졌으니까. 한동안은 자책도 했다. ‘다른 분들은 다 잘 이겨내는데. 왜 나는 이렇게 나약하게 태어났을까’ 생각했다. 저도 상담을 받으니까 ‘과연 불안은 있는가?’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거다. 불안은 없는데 내가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어차피 눈에 안 보이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문장 완성 검사에서도 정형돈은 불안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밝았던 성격도 달라졌다. 박나래는 “소위 말해서 내가 가장 잘나갈 때 감정기복도 심하고 하루하루 새로운 일이 터지지 않나. 그때는 인생이 재미있지 않나. 선배님도 국민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후배들 사이에서는 전설이었다”라고 물었다.

정형돈은 “그때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집이 거의 들렀다 오는 곳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너무 힘들었지만 처음 회사에 다닐 때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처음에는 재밌었다. 그러다 결혼하고 쌍둥이가 태어나니까 ‘둘이나 태어났다고? 일해야지’ 생각했다”라고 쌍둥이 딸이 태어난 후 큰 책임감을 느꼈음을 털어놨다.

정형돈은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한테 ‘좋은 건 다 해줄 거야’라고 하면서 그때부터 쭉 하루에 녹화를 두 개씩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갔다가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두 개씩 하고, 3개월 동안 녹화를 106개를 했다”라며 “3개월 동안 이틀 쉬어본 적은 있다. 아이들이 두 돌 안 됐을 때 제가 촬영 때문에 10일 만에 왔는데 아이들이 손잡고 뒷걸음치면서 도망갔던 기억이 난다. 서운할 겨를도 없었다. 혼자 그러다 2015년에 탈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정형돈은 가장 먼저 한국을 떠났다. 정형돈은 “자극으로부터 도피였던 것 같다. 그때는 불안을 다룰 수 있는 경험도 없었고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도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경험도, 데이터도 쌓여서 잘 극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형돈 씨 불안의 본질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다. 그중에서도 경제적인 책임감이 크지 않을까. 가족을 잘 먹여 살리고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아빠로서 뒷받침을 하고 잘 이끌어줘야 한다는 상징적 의미로서 경제적 부담감이지 돈의 액수 자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형돈은 아내, 딸들과 함께 세계를 돌아다니며 버스 여행을 하고 싶다면서도 방송과 아이들 학비 등을 걱정했다. 정형돈은 “이미 방송을 두 번 쉬었기 때문에 이번에 쉬게 되면 전 어떨지도 모르고, 나이도 있으니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걸 선택할 것 같다”라고 현실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은영은 “형돈 씨가 느끼는 불안감도 약해서가 아니라 책임감에서 온 거다. 책임을 완수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서부터 불안감이 온다. 책임감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 나쁜 것은 아니다. 좀 더 안정되기 위해서는 대중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데 대중의 시선을 받거나 많은 곳에 가는 건 부담스럽다. 이런 딜레마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안이 높아졌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불안을 불안으로 표현하는게 좋다. 그런 면에서 형돈 씨는 굉장히 잘하고 있다. 형돈 씨처럼 유명한 사람이 불안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는 게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분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 잘 해내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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