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구역까지 따낸 현대건설···바짝 다가선 ‘압구정 현대타운’

김희진 기자 2026. 6. 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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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압구정 2·3·5구역 시공권 확보···재건축 구역 절반 차지
‘압구정 현대’ 상징성 부각···브랜드 가치가 표심 갈라
“1·6구역 수주전에도 강점”···압구정 현대타운 구상 주목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현대건설이 최근 압구정5구역 재건축 시공권까지 확보하면서 서울 압구정 재건축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압구정2·3구역에 이어 5구역까지 수주에 성공하며 주요 사업지를 잇달아 확보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압구정 일대를 하나의 브랜드 타운으로 연결하는 '압구정 현대타운'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 시공사 선정 현황. / 그래픽=시사저널e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조합원 1199명 중 1016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현대건설은 이중 599표(58.9%)를 획득해 398표를 얻은 DL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총공사비는 1조496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압구정2구역, 지난달에는 압구정3구역에 이어 5구역까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가운데 절반의 시공권을 확보하게 됐다. 압구정5구역 수주를 포함한 현대건설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8조1474억원에 달한다.

압구정5구역 수주전은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 입찰로 치러지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총회 직전까지 설계와 금융조건, 사업성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 압구정5구역은 향후 압구정1·6구역은 물론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전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사업지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건설은 단순 개별 단지 수주를 넘어 압구정 일대를 하나의 브랜드 타운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단지명으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했으며 압구정2·3·5구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원시티(ONE City)'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압구정은 1970년대 현대건설이 직접 시공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상징성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도 '압구정 현대'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브랜드 정체성 계승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과거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공한 '원조 시공사'라는 상징성이 조합원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1970~1980년대 강남 개발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고급 주거지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다. 압구정 재건축이 단순한 주거지 정비를 넘어 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계승하는 사업으로 인식되는 만큼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사업 제안 내용만 놓고 보면 금융 조건이나 사업성 측면에서 DL이앤씨가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있었다"며 "다만 압구정에서는 조합원들이 단기적인 비용 부담보다 장기적인 자산 가치에 더 무게를 두는 경향이 강한 만큼 현대건설의 브랜드 인지도와 '압구정 현대'라는 상징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여전히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가장 먼저 거론될 정도로 현대건설의 브랜드 인식이 확고하다"며 "실용적인 관점에서 DL이앤씨를 선택한 조합원들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브랜드 가치와 지역 상징성을 높게 평가한 조합원들의 선택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압구정 재건축 6개 구역 가운데 2·3·5구역을 확보하며 절반의 시공권을 차지한 만큼 향후 1·6구역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압구정 일대에서 사업 수행 경험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축적하게 된 만큼 남은 구역들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재건축은 각 구역이 개별 사업으로 추진되지만 조합원들이 다른 구역의 사업 진행 상황과 시공사 선정 결과를 상당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분위기"라며 "현대건설이 2·3·5구역을 확보하면서 압구정 일대에서 사업 수행 경험과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 만큼 향후 1·6구역 수주전에서도 일정 부분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1·6구역은 아직 조합 설립 전이거나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현재 시점에서 수주 참여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압구정 재건축 사업 전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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