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분양가에 나왔던 서울 상도동 국평 아파트, 7번 미분양 끝에 맞은 결과

몇 달째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수도권 아파트들이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자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저 정도면 사는 게 낫겠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들이 속속 완판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진행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8차 무순위 청약은 14가구 모집에 1208건이 접수되면서 경쟁률 86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작년 9월 일반 분양 때 1·2순위 청약 경쟁률이 14대1을 기록했지만,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전체 771가구 중 19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은 바 있다. 역세권이 아닌데다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최고 13억93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비싼 탓에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무순위 청약으로 7번이나 청약을 접수해도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진행한 8번째 무순위 청약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완판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아파트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수도권 수요자들이 ‘저 정도면 사는 게 낫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은 작년 10월 분양 이후 9개월 만에 완판됐다. 이 단지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1억5380만원으로 광명뉴타운 내 다른 분양 단지보다 1억원 넘게 비싸 730가구 중 10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그러다 지난 2일 진행된 6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경기 용인시의 ‘영통역자이 프라시엘’, 파주시의 ‘힐스테이트 더 운정’ 등도 완판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값이 16주 연속 오르고, 평균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돌파하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너무 비싸다며 외면하던 수도권 수요자들이 아파트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저 정도면 사는 게 낫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