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KT 주가 주목한 까닭…배당은 '두둑'·자본적정성은 '제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이 KT 주가 상승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타법인 출자 금액 가운데 가장 큰 KT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서다. KT의 적극적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이어지자 신한은행은 두둑한 배당금 뿐만 아니라 평가이익이 자본으로 잡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높아지는 효과도 톡톡히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증권 업계는 KT의 주가가 실적 증가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는 1월24일 SK텔레콤을 제치고 22년 만에 통신주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다. KT의 직전 거래일(28일) 기준 시가총액은 12조3400억원, SK텔레콤은 11조9200억원을 4200억원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고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했고 같은 해 12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됐다. 이에 더해 탄탄한 이익체력으로 배당금도 증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2024회계연도에 분기당 주당 500원씩(연간 2000원) 배당을 했다. 올해 분기 배당금은 결정은 4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600원으로 20% 증액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700원도 가능하다고 본다. 신한은행이 KT에서 챙길 배당금이 연간 280억원 수준에서 350억~400억원 규모로 늘어나는 셈이다.

KT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밸류업 계획뿐 아니라 적극적 인공지능(AI) 투자도 꼽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관계를 체결해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KT는 조직 개편과 부실 자회사 정리 등으로 비용절감에 힘을 쏟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올해 2023년보다 주주환원 규모가 90% 증가하는 반면 주가 상승폭은 50%에 불과하다"며 "배당락 우려로 3월 말 주가가 주춤했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시기를 앞두고 주가 상승이 본격화해 올해 말 7만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KT 투자로 거둔 평가이익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평가이익으로 919억원을 올렸고 올해 1분기 평가이익이 750억원 더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 KT 주가가 올해 누적으로 12% 가까이 오른 덕이다.

이 같은 상황에 힘 입어 CET1 비율(보통주자본/위험가중자산) 제고 효과도 시현되고 있다. 보통주자본은 자본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되는데 유가증권 평가손익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분(주식)의 위험가중치가 높더라도 평가이익이 보통주자본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높아 CET1 비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편 신한은행과 KT의 이른바 '디지털 혈맹'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2023년 '신한홈뱅크' 서비스를 함께 출시하기도 했고 지난해 단독 제휴를 맺고 테이블오더 서비스 하이오더를 설치하는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150만원 혜택을 주는 디지털전환 지원사업도 벌였다.

신한은행은 2009년 6월 KT 주식을 최초로 취득한 뒤 2022년 1월17일 KT 지분 5.48%를 취득했다고 공시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은행은 현대차그룹(8.07%)과 국민연금(7.77%)에 이어 KT 지분 5.76%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신한은행과 KT는 2022년 1월 4375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디지털 혈맹' 관계를 구축했다. 디지털전환(DX) 사업 협력을 위해 신한은행은 일본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던 KT 주식을 전량 인수했고 KT도 신한금융 지분을 사들였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KT 장부가액이 6252억원으로 타법인 출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화재 4만3000주(153억원), 현대차2우B(94억원)·DB손해보험(62억원) 각 6만주, 기업은행 89만7000주(129억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는 기업 주식을 가지고 있어 배당금이 쏠쏠히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1만6000원에서 1만9000으로, 현대차 우선주는 1만1500원에서 1만2100원으로 높아졌다. 기업은행도 주당 배당금이 984원에서 1065원으로 증가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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