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韓 영화 최초 205개국 수출 '新 역사를 쓰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세우며 충무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지난 9월 24일 국내 관객과 만난 이 작품은 전 세계 205개국이라는 전례 없는 규모로 개봉 전 해외 선판매를 달성,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이 보유했던 203개국 수출 기록을 공식적으로 넘어섰습니다. 이는 한국 영화 사상 최다국 수출이라는 기념비적인 쾌거다.

‘어쩔수가없다’는 11월 19일 기준 누적 관객 수 약 293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흥행에서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보였다. 11월 중순에는 전국 상영 스크린 수가 28개, 상영 횟수가 29회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극장 상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배급사인 CJ ENM과 제작사 모호필름은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압도적인 해외 판매 수익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 국내 극장 수익만으로는 75억 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되었지만(총 제작비 200억 원 기준), 해외 판매 수익 170억 원이 더해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힌다. 해외 판매만으로 이미 순제작비 170억 원을 전액 회수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투자배급사와 제작사는 국내 극장 수익과 해외 판매 수익을 합쳐 약 95억 원 가량의 순익을 이미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관객 단 70만 명만 모으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수 있게 만든 결정적인 '흥행 디딤돌'이었다. 실제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단 4일 만에 7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흥행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개봉 전에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해외 판매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박찬욱 감독이 가진 '이름값'과 '작품성'에 대한 전 세계 바이어들의 절대적인 신뢰 덕분입니다. 이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직후, BBC로부터 "올해의 '기생충'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로튼 토마토 신선도 만점(평론가 17명 기준)을 기록하는 등 공개 당시부터 평단의 폭발적인 찬사를 받았다.

CJ ENM 관계자는 "판매할 수 있는 모든 국가에 판매한 결과"라고 언급하며, 감독의 독보적인 예술성과 상업성이 해외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전 작품인 ‘헤어질 결심’의 192개국 수출 기록마저 스스로 경신하며, 박 감독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확고해졌다.

해외 바이어들은 더 이상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는 수식어 대신, 박찬욱이라는 거장의 이름과 작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거액의 계약을 체결한다. 이는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국내 흥행'을 넘어 '창작자의 브랜드 파워와 작품의 완성도'로 옮겨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배우 송혜교 주연의 영화 ‘검은 수녀들’ 역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로 높아진 배우의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160개국에 선판매된 사례는, 감독과 배우 등 핵심 창작자의 글로벌 스타성이 곧 한국 영화의 중요한 흥행 보증 수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어쩔수가없다’의 이례적인 해외 판매 성공은 국내 박스오피스 성적에 대한 흥행 부담을 최소화하고, 초기 투자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하는 새로운 한국 영화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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