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로봇, 사람과 발맞춰 고비 사막도 달린다
최대 시속 13㎞, 지형 험해도 균형 잡아…“언어 기능 탑재 계획”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물론 돌과 풀이 널린 길에서도 꾸준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2족 보행 로봇이 등장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함께 뛰는 ‘러닝 크루’가 될 만한 성능을 갖췄다. 2족 보행 로봇을 일상생활에서 쓰기 위한 기술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중국 스타트업 ‘로봇 에라’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이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스타1’이 중국 고비 사막을 달리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로봇 에라는 지난해 중국 칭화대 연구진 출신들이 모여 만든 기업이다.
스타1의 형태는 딱 사람이다. 몸통과 사지를 갖췄고, 머리도 있다. 키는 171㎝, 몸무게는 65㎏이다.
동영상에서 스타1은 두 다리로 달린다. 사람과 비슷한 속도로 뛴다. 로봇 에라는 “스타1이 이번 시험에서 총 34분 동안 최대 시속 13㎞로 달렸다”고 밝혔다. 동력은 전기에서 얻는다. 동영상에서 스타1은 고비 사막을 이동하면서 깔끔한 포장도로는 물론 돌이 굴러다니는 황무지, 짧은 풀이 거칠게 자라는 초원 등을 막힘없이 달렸다. 지형이 고르지 않다고 멈칫거리는 일이 없었다. 스타1에는 특정 지형에 맞도록 자신의 몸을 적절히 움직이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됐다.
스타1은 달리는 자세도 사람과 비슷하다. 무릎을 반복적으로 구부리며 지면과 접촉한다. 움직임이 크지는 않지만 두 팔도 번갈아가며 흔든다. 이 때문에 로봇 에라는 스타1 관절이 유연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 달리기 성능이나 균형 감각, 외형, 덩치 등을 감안하면 스타1은 달리기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을 뜻하는 ‘러닝 크루’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실제로 로봇 에라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스타1이 사람과 보조를 맞추며 나란히 달리는 모습도 등장한다.
사실 2족 보행 로봇은 미국과 중국 등에 있는 다른 기업에서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걷거나 달리는 일은 2족 보행 로봇들에 아직도 난제다. 개처럼 생긴 4족 보행 로봇과 달리 두 다리만으로 균형을 잡으며 빠르게 이동하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로봇 에라가 완벽에 가깝게 2족 보행을 하는 스타1을 개발한 이유다. 상점에서 물건을 사오라는 지시를 받은 2족 보행 로봇이 길을 달리다 쓰러지거나 우물쭈물하는 일이 반복되면 상용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 에라는 “스타1은 향후 언어 구사 기능까지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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