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안타증권이 올해 1분기 거래대금 회복을 타고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비용과 운용손익, 신용공여 등 시장 민감 지표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영업비용 증가가 수익 확대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에서는 거래대금 둔화나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이익 방어력이 관건으로 부상할 수 있다.
31일 유안타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1조6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751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도 7396억원에서 1조626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123억원에서 725억원으로, 분기순이익은 83억원에서 652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개선됐지만 비용 역시 수익 증가 속도에 맞춰 크게 불어난 셈이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리테일 회복이 있다. 유안타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관련 수익비중은 위탁영업 50%, 금융상품 21%, 자산운용 16%, 자금수지 11%, 인수영업 2%로 집계됐다. 위탁영업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만큼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심리 회복이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1분기 월평균 위탁영업 수익은 456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19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유안타증권은 비용 증가에 대해 특정 항목의 영향이 컸다기보다 영업수익 증가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거래대금과 거래량 증가로 시장 활성화 측면이 컸고 이에 따른 영업수익과 비용 증가에 인건비 등 경상비용 증가도 함께 수반됐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설명은 반대로 거래대금 의존 국면에서 비용 민감도가 커졌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시장이 활황일 때는 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더라도 이익 확대가 가능하지만, 거래대금이 둔화되거나 운용환경이 바뀌면 늘어난 비용 구조가 수익성 방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위탁영업과 금융상품, 자산운용 비중이 큰 구조에서는 시장 방향성과 투자자 활동성 변화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금융상품과 파생상품 손익도 점검 대상이다. 회사 측은 1분기 금융상품 및 파생상품 관련 손실 규모가 확대된 데 대해 시장 변동성 영향도 있으나 운용규모, 시장 상황, 매매 빈도 등에 따라 손익 변동이 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손실 규모가 확대된 만큼 관련 이익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커졌고 최종적으로는 이를 모두 반영해 손익을 측정하기 때문에 특정 원인을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손실 자체보다 손익의 진폭이다. 금융상품과 파생상품은 이익과 손실을 순액으로 봐야 하는 특성이 있지만 양쪽 규모가 동시에 커졌다는 것은 시장 변동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확대됐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유안타증권의 1분기 자산운용 수익은 월평균 143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112억원을 웃돌았지만 월별로는 1월 193억원, 2월 282억원을 기록한 뒤 3월에는 4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운용부문 실적이 시장 환경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용공여 확대도 리테일 호조의 반대편에 있는 변수다. 유안타증권의 1분기 일평균 신용융자는 1조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544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담보대출도 3639억원에서 4419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공여 합계는 9088억원에서 1조4646억원으로 확대됐다. 증시 거래가 활발할 때 신용공여 증가는 이자수익과 위탁매매 수익을 동시에 키우는 요인이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담보가치 하락과 반대매매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시장 전체적으로 신용융자액이 늘면서 회사의 신용잔고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친 빚투 과열을 막기 위해 신용가능 종목 수를 축소해 운영하고 종목별 증거금률, 즉 대출비율도 낮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공여 확대가 곧바로 부실 위험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신용가능 종목과 대출비율을 조정하고 있다는 점은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RP매도 등 운용성 자금 흐름도 주목된다. 유안타증권의 1분기 평균잔액 기준 환매조건부채권매도는 5조4253억원이다. 회사는 RP매도가 대고객 RP 상품 가입분과 채권운용부문에서 보유 채권을 담보로 기관 간 RP 거래를 하는 경우로 나뉘며 주된 부분은 조달보다 영업 및 운용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유동성 경색 등에 대비해 2~3년물 회사채를 일정 수준의 잔고로 계속 차환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영구채 발행도 처음 진행해 장기조달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년 이내 단기 조달도 월별 만기 분산 등을 통해 재발행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의 1분기 실적은 거래대금 회복과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수혜가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리테일과 운용 중심의 실적 개선은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향후 거래대금 둔화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비용과 신용공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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